지하철 4호선 이수역, 역명 말썽

중앙일보

입력 2000.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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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시가 지하철역 이름을 바꾼 뒤 인근 대학과 일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두달만에 다시 옛 이름으로 환원해 말썽을 빚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2일 지명위원회를 열어 8월 1일 지하철 7호선 개통과 함께 '이수' 로 개명한 지하철 4호선 옛 '총신대입구(이수)역' 을 기존 역명으로 원상 회복하기로 결정했다.

지명위원회 관계자는 "옛 역명을 그대로 유지해 달라는 총신대측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드센데다 15년간 총신대 입구역으로 알려진 인지도를 감안했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 따라 3백50여개에 이르는 수도권 전철.지하철역의 노선안내판과 교통지도 등이 또다시 바뀌게 돼 수억원의 예산낭비와 함께 시민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구나 이 역이 환승역임에도 불구하고 7호선역은 '이수' 로 그냥 두고, 4호선역만 '총신대입구' 로 바꾸기로 함으로써 같은 역이 노선에 따라 달리 불려지는 웃지못할 결과가 빚어지게 됐다.

◇ 개명(改名)경과=이에 앞서 서울시는 1997년 3월 총신대입구역을 이수역으로 바꾸기로 했었다.

당시 공사 중인 7호선이 완공되면 생기는 남성역이 총신대와 가까워져 이 역명 뒤에 총신대입구를 병기(倂記)하고 기존 총신대입구역은 지역명인 '이수' 로 바꾸기로 한 것.

이수역은 총신대로부터 1.6㎞가량 떨어져 있으나 남성역은 5백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 결정에 총신대측과 기독교계가 강력 반발하기 시작했다.

총신대와 학생들은 "지난 85년 4호선 개통과 함께 써오던 역 이름을 '학교측과 '한마디 상의없이 바꾼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지하철공사와 서울시 등에 '집단 항의했다.

총신대측은 지난 7월 서울지법에 '역명폐지금지 가처분신청' 을 냈으나 기각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총신대측은 이에 굽히지 않고 시 지명위원회 위원 등을 상대로 끊임없이 이의 제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반발〓역명 번복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 주변 주민들은 일관성 없는 행정 때문에 거듭 혼란을 겪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역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金모씨(46)는 "바뀐 역명에 따라 최근 간판과 광고전단 등을 교체했는데 또 바꾸란 말이냐" 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하철 4호선 운영자인 서울지하철공사도 반발, 노선 안내판 등의 수정을 미루면서 서울시에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공사측 관계자는 "'지하철.전철 역사의 '안내과 안내방송 교체에 따른 비용만 3억 가까이 들 전망" 이라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민불편?행정불신 가중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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