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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민주당 항전 대세속 승복론도 고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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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 민주당이 겉으론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내부에서는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 안팎의 앨 고어 지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젠 시간이 얼마 없으며 앞날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바이언 도건 상원의원은 "정확한 검표는 해야 하지만 그것이 끝없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고 말했다.

고어의 한 정책보좌관도 "우리가 소송에서 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면서 "그럴 경우 대세가 완전히 기울게 된다" 고 우려했다.

더구나 미국민의 60%가 고어의 승복을 요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후 고어의 한 보좌관은 "고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을 설득하는 일" 이라며 "고어는 내년 이후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부통령 후보인 조셉 리버먼 등 민주당 골수파들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소송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추가모금을 하고 있어 당내 강온 양파가 서서히 갈리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캐나다가 1천3백여만명이 투표해 3백1명의 의원을 뽑은 27일의 총선에서 수작업 개표로 투표마감 후 4시간 만에 5만여개 투표소의 개표를 완료, 기계식 투.개표로 혼란을 빚고 있는 미국 선거와 대조를 이뤘다.

캐나다는 선거 종사원을 15만여명이나 동원해 투표소당 유권자 수를 5백명이 넘지 않도록 조정하고 개표요원 일인당 작업량을 줄여 개표를 신속하게 마쳤다.

게다가 지지후보 이름 옆에 X표시를 하는 1백년 전 기표방식을 그대로 사용, 투표 혼란이나 기계식 개표의 오류가 발생할 소지가 아예 없었다.

○…미 반독점협회가 대선 당일 언론들이 플로리다주 선거결과를 오보한 것은 출구조사 컨소시엄인 유권자뉴스서비스(VNS)사가 준독점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이의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CNN방송이 28일 보도했다.

○…내년 초 미 상원에서 새 대통령을 결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표결을 하게 될 경우 민주당의 고어 대통령 후보가 부통령이 당연직으로 맡는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새 상원이 1월 3일 개원하지만 새 정.부통령 취임식은 1월 20일에 열리므로 그때까지 부통령직을 유지할 고어가 17일 동안 공화.민주가 50대 50으로 의석을 반분하고 있는 상원의 의장 자격으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상원의장은 부통령이 겸직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가부동수일 경우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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