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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검찰 신뢰 최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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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검찰이 건국 이래 최악의 신뢰성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불신받고 외면당하고 있다. " (민주당 趙舜衡의원)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이 28일 국회 법사위에서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일부 민주당 의원까지 나서 검찰과 검찰 감독권을 가진 金장관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특히 趙의원의 질문은 야당 의원 이상으로 매서웠다. 그는 "지난해 옷 로비 의혹.파업 유도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해 특검제를 자초한 검찰은 올해도 다시 국민 불신을 초래, 결국 검찰 수뇌부 탄핵안이 국회에 발의되기에 이르렀다" 고 지적했다.

"검찰은 탄핵 문제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왜 불신받는지 반성해야 할 것" 이라고 충고한 그는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 실시, 검사동일체원칙 폐지 등을 검찰독립 강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탄핵 대상으로 삼았던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을 집중 공격했다. 김용균(金容鈞)의원은 "지난 17일 민주당이 탄핵안 표결처리를 저지했지만 이 과정에서 朴총장과 愼차장은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셈" 이라며 "金장관은 대통령에게 이들의 해임을 건의하라" 고 요구했다.

대검 공안.중수부장을 지낸 최병국(崔炳國)의원은 "검찰 불신 사태에 대해 金장관이 직접 책임질 용의는 없느냐" 고 물었다.

정인봉(鄭寅鳳).윤경식(尹景湜)의원은 "검찰에 대해 '도대체 누가 누굴 사정(司正)하느냐' 며 비웃는 게 시중의 여론" 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함승희(咸承熙)의원은 "왜 지나간 일을 들추느냐" 며 "집권당이 국회의장의 의사진행을 방해한 것은 부끄럽지만 그 원인을 제공한 쪽은 (탄핵안을 낸)야당" 이라고 반격했다.

같은당 송영길(宋永吉)의원은 "한나라당이 대검차장까지 탄핵하겠다고 한 것은 정치공세" 라면서도 "검찰도 총장이 총수답지 못한 점이 있는지, 대검차장은 왜 탄핵 문제에 끼어들게 됐는지 반성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답변에서 金장관은 "모든 세상살이가 완벽할 순 없으나 검찰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매일 매일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검찰 불신 여론이 높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사실에 바탕하지 않는 여론조사는 진실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고 주장했다.

이상일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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