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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차노조도 싸늘한 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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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에서 도요타 리콜을 곱지 않게 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GM과 도요타가 합작해 운영하던 캘리포니아주 누미(NUMMI) 공장의 폐쇄와 전미자동차노조(UAW)의 곱지 않은 시선이 그것이다.

도요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자 누미 공장을 폐쇄했다. 누미 공장은 1984년부터 연간 40만 대 안팎의 소형차와 픽업 트럭을 생산해왔다. 이 공장은 도요타의 상징과 같았던 ‘저스트 인 타임(JIT)’ 생산방식을 GM에 전수한다는 취지로 설립돼 의미가 남달랐다.

도요타는 “누미 공장 폐쇄는 GM의 요청에 따른 것이고, 미시시피 도요타 공장을 계속 가동하려면 폐쇄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미국의 시각은 따갑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하원 의원들은 ‘도요타를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자’고 발의할 정도로 감정이 격화됐다.

89년 준공한 도요타 켄터키 공장은 UAW를 자극해왔다. 연산 100만 대까지 커진 이 공장은 미국에서 무노조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 이후 해외 자동차업체들은 UAW의 영향권에 있는 미국 북부 대신 켄터키·앨라배마·미시시피 등 남부를 공장 설립지로 택해왔다. 이후 UAW는 “도요타가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근로자를 탄압해 생산성을 끌어올렸다”고 공격해왔다. UAW는 이번에도 도요타의 무리한 작업으로 인한 품질 불량이 리콜의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김태진·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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