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국내에 첫 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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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미국 뮤지컬계의 거장 밥 포시의 생애를 그린 창작 뮤지컬 '올 댓 재즈' (12월 6일까지 LG아트센터)가 공연되고 있는 가운데, 포시의 대표작인 '시카고' 도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신시 뮤지컬 컴퍼니가 제작해 12월 8일~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시카고' 는 원래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극본을 쓴 연극이었으나 1975년 밥 포시의 연출과 안무로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1995년 앵콜 공연에 이어 1996년 리메이크된 이래 지금까지도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표를 구하기 어려운 인기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고 유쾌하다.

자신의 여동생과 바람을 핀 남편을 살해한 벨마 켈리(가수 인순이)와 자신을 버린 정부를 살해한 록시(최정원/전수경), 이들이 감방의 간수 마마(재즈가수 윤희정)와 매스컴을 이용해 무죄 판결을 받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교도소 안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분위기는 절대 칙칙하지 않다.

특히 6명의 여자 살인범들이 자신의 별난 살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셀 블록 탱고(Cell Block Tango)' 와, 능력은 있지만 능글맞은 변호사 빌리 플린(허준호/주성중)이 록시의 살인을 정당방위인 것처럼 꾸미는 '우리는 둘 다 총을 잡으려 했지(We Both Reached For the Gun)' 와 같은 노래를 들으면 코믹한 가사와 율동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가수 인순이.윤희정이 첫 뮤지컬 무대인 만큼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대표적인 뮤지컬 스타 최정원.전수경 등이 주역을 맡은지라 탄탄한 연기력과 가창력이 바탕이 된 무대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연출을 맡은 이종훈씨는 "포시의 원작이나 1996년 리메이크 버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며 "한국과 미국의 정서적 차이를 감안해 대사보다는 무대 장치와 음악적인 면에 신경을 썼다" 고 말했다.

음악은 13인조 재즈밴드가 라이브를 들려주는데, 특히 색소폰, 피아노, 트럼펫 등 5개 주요악기는 뉴욕 재즈스쿨 출신의 미국인 연주가가 내한, 연주한다.

'명성황후' 의 음악을 담당했던 박칼린씨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월.금 오후 7시30분, 화.수.목.토.일 4시 공연 추가. 1588-789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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