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닮은꼴 증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대만 증시는 지난 9일 6, 089 포인트를 고점으로 8일 연속 폭락세를 기록하면서 단기간에 20% 넘게 추락했다.

국내 증시도 지난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단기간에 걸쳐 140포인트에 가까운 급락을 겪었다. 이와 관련, 최근 증시에서는 한국 증시와 대만 증시는 '닮은 꼴' 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신한증권은 21일 "국내 증시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대만 증시와 네가지 점에서 닮은 꼴을 보이고 있다" 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한증권이 지적한 한국 증시와 대만 증시의 닮은 점 첫째는 '반도체 공화국' 이라는 것이다.

대만의 자취엔(加權)지수에서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은 단연 반도체. 그런데 반도체 업종의 몰락이 대만 증시 폭락의 주원인이다. 국내 증시 역시 이와 비슷한 구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극동 이머징 마켓의 양대 축이라는 구도를 갖고 있다. 그것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고 산업화가 빨리 진전되고 있는 나라의 증시를 일컫는다.

이러한 이머징 마켓이라는 특성상 해외자금의 유출입이 거의 큰 편차가 없음을 감안한다면 대만을 팔고 떠나는 자금들이 한국 증시로 이전되는 현상은 극히 일시적이고 전체적으로는 한국 시장도 같은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다고 신한증권은 지적했다.

신한증권은 이어 "자칫 내년의 이머징 마켓 수혜는 중국이 최선두를 달릴 가능성도 크다" 고 덧붙였다.

셋째 닮은 꼴은 폭락 증시에 모두 정치불안이 가세하고 있다. 소수 여당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정치적 동요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융시스템의 부실과 통계수치의 투명성 결여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점에서 국내 증시가 대만 증시보다 훨씬 부담이 큰 편이라고 신한증권은 밝혔다.

정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