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 마운드냐, 두산 상승세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2004 한국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두 번째 관문인 플레이오프(PO)가 13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시작된다. 정규 시즌 2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아를 2연승으로 꺾고 올라온 두산의 대결이다. 5전3선승제의 승부에서 이기는 팀이 정규 리그 우승팀 현대와 21일부터 마지막 결전(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을 한다. 전문가들이 보는 삼성과 두산의 강점들은 뭘까.

◆강한 마운드=시즌 팀 방어율 1위(3.76)에 빛나는 마운드가 가장 강력한 무기다. 35승을 합작한 배영수-김진웅(1차전 선발)-호지스의 선발진과 권오준.권혁 등이 버티는 중간계투진, 그리고 임창용을 선두로 한 마무리까지 빈틈을 찾기가 힘들다. 매 경기 접전이 펼쳐진다면 마운드의 짜임새에서 앞서는 삼성이 중간계투가 특히 빈약한 두산보다 유리하다.

◆New 삼성=삼성은 큰 경기에 약한 팀이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 전까지 14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우승반지는 한번도 끼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우승 맛'을 아는 팀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 이승엽.마해영 같은 거포들을 잃고도 정규 시즌에서 1위 현대와 대등하게 싸워 2승차의 아쉬운 2위를 했다. 자신감과 기세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코칭스태프의 힘=야구에선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기서 삼성은 두산을 압도한다. 김응룡 감독은 11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라 10번 우승을 차지한 '명장'. 올해 처음 사령탑에 앉은 '초보' 김경문 감독은 쉽게 넘볼 수 없는 경지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의 마운드를 평정했던 선동열 수석코치의 경험도 삼성의 큰 장점이다. 정규 시즌을 거치며 이미 '선동열 효과'는 검증된 상태다.

*** 김응용 감독 "우리 선수 철석같이 믿어"

별다른 각오나 특별 전략은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에 진 일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포스트 시즌은 전혀 다르다.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다. 두산은 역대기록에서 우리에 앞서 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상승 분위기까지 탔다. 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 최고 상승세=포스트 시즌은 정규 시즌과 다르다. 시즌 순위는 숫자에 불과하다. 어느 팀이 먼저 상승세를 타느냐가 중요하다. 기아와의 준PO를 2연승으로 헤치고 올라온 두산의 상승 무드는 무섭다. 특히 지난 9일 2차전은 연장 12회 홍성흔의 역전 만루홈런, 안경현의 쐐기 2점 홈런으로 통쾌함을 만끽했다. 사기충천이다.

◆역사적 우위=역대 포스트 시즌에서 삼성에 10승1무6패로 앞서 있다. 게다가 준PO가 시작된 1989년 이후 2연승으로 PO에 진출한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간 경우가 87.5%나 된다(13차례의 준PO 중 여덟 차례가 2연승으로 끝났고, 그 8팀 중 7팀이 한국시리즈 진출). 두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기록이다. 포스트 시즌은 자신감이 절반인 단기전 승부다.

◆선발투수진=이재우.이재영 등이 병역비리로 뛰지 못하게 되면서 두산은 중간계투가 약하다. 그러나 선발진에서는 결코 삼성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1, 2차전 초반 승부를 책임질 개리 레스와 박명환은 삼성의 김진웅.배영수를 웃돈다. 레스와 박명환은 준PO가 빨리 끝나는 바람에 충분한 휴식까지 취한 상태다. 이들만 오래 버텨준다면 삼성의 마운드를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 김경문 감독 "1차전서 좌완투수 총동원"

준PO에서 잘싸워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 기아보다 삼성의 투수진이 뛰어난 만큼 우리도 마운드 운영에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일단 1차전엔 선발투수 개리 레스, 그리고 이혜천과 전병두 등을 동원해 뒤를 받쳐줄 생각이다. 투타 모두에서 선수들이 잘해내리라 믿는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팬들께 기쁨을 드리겠다.

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