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한방에 20억'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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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최경주(34.슈페리어.사진)는 골프로 매년 약 20억원을 모은다. 생활비와 투어경비 등을 빼고 저축하는 돈이 지난해부터 그 정도로 많아졌다. 그렇게 200억원을 모아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자선재단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그에겐 분명히 서있다.

"가족에겐 미안하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하루 이틀 먼저 경기가 열리는 대회장으로 가 경기를 준비한다"며 "하루라도 더 빨리 돈을 모아 본격적인 자선사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14일(한국시간)부터 영국 서리 버지니아워터의 웬트워스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협회(EPGA) 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1964년부터 매년 열리는 세계 최고 상금, 최고 선수들의 무대에 처음으로 초청받은 것이다. 총상금이 244만파운드(약 50억원)지만 출전 선수는 16명뿐이다.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탈락해도 6만파운드(1억2000만원)를 받는다. 한번 이기면 1억6000만원, 두번 이기면 2억5000만원, 세번 이기면 8억2000만원, 네번을 이겨 우승하면 100만파운드(20억5000만원)를 받는다.

당연히 출전선수들은 쟁쟁하다. 세계랭킹 1, 2위인 비제이 싱(피지)과 어니 엘스(남아공)를 포함해 올해 메이저대회 우승자인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토드 해밀턴(미국) 등. 최경주는 8번 시드를 받았다. 첫 경기에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맞붙는다. 이기면 8강전 상대는 어니 엘스가 유력하다. 엘스는 지난해 우승했다. 4강에 오르면 유럽 랭킹 1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나 마이크 위어(캐나다)와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는 SBS최강전을 우승한 다음날인 11일 영국으로 떠났다. 그는 "우승을 노려보겠다"면서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고 변수가 많은 매치플레이여서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16명 중에서 우승을 가리는 것이니 100여명이 출전하는 다른 대회보다는 우승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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