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지원 특목고생 내신감점 일반고 10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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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비평준화 지역 우수 고교와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올 수능에서 만점에 가까운 고득점을 하고도 내신 성적 감점 때문에 불합격의 두려움에 빠져 있다.

경기도 A고교와 S고교 등이 19일 서울대 입시에서의 고3 수험생 내신성적을 산출한 결과 정시모집에서는 평준화지역 일반계 고교생에 비해 내신에서 최고 10배 이상 감점되는 경우도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쉬운 수능' 으로 고득점층이 두꺼워 비평준화 고교생 및 특목고생은 평준화지역 고교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에서 불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고득점자들의 하향.안전 지원과 특차 집중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 내신 감점 폭=경기도 안양 A고의 경우 수능 3백98.5점을 받은 인문계 학생은 서울대 특차에 지원하면 내신 성적이 1.5점 감점되지만 정시모집에서는 감점 폭이 10.4점(만점은 1백92점)으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분당 S고의 경우는 더 심각해 인문계에서 수능 3백96.5점을 받은 학생이 특차에서 4.5점, 정시에서는 24.74점이 감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학생은 5개 과목 성적만을 반영하는 특차모집에서는 해당 과목의 성적이 비교적 좋아 4.5점밖에 감점되지 않지만 체육.음악.미술 등 전체 교과목을 반영하는 정시모집에서는 전체 과목을 평균한 석차백분율이 상위 44%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S고 3학년 부장 張모 교사는 "단 한 문제를 틀려 3백98.5점을 받은 학생이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 최상위권 학과에 지원할 수 없게 됐다" 고 말했다.

◇ 평준화 지역 고교와 비교=평준화 지역 일반 고교의 수능 고득점 학생은 서울대 정시모집 지원 때 내신에서 감점이 없거나 적어 큰 대조를 보였다.

서울 K고는 3백90점을 넘은 10여명의 학생들이 내신 1등급이기 때문에 특차전형에서 감점없이 서울대 상위권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이들은 정시모집에서도 감점 폭이 0.82~1.64점 등으로 낮아 지방 우수고 및 특목고생과의 경쟁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다.

◇ 왜 감점 폭이 큰가=서울대는 1999학년도까지 내신성적 산출 때 총석차백분율을 활용하다 2000학년도 정시모집부터 교과목 평균석차백분율로 바꿨다.

서울대는 "학생들의 계열간 이동이 심해 이런 경우 총석차 산정이 어렵다는 고교측의 호소에 따라 내신 계산 방법을 바꾼 것" 이라고 말했다.

교과목 평균석차백분율이란 교과목별로 석차백분율을 구한 뒤 이를 평균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교생 1백명 중 전체 석차 1등인 학생은 석차백분율로는 1%가 되지만 과목평균석차백분율로는 사회 11등, 물리 26등, 영어 1등, 체육 50등을 평균한 12.9%가 나오는 식이다.

특목고 등에서는 모든 교과목에서 전부 1등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과목평균 석차백분율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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