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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부시·고어 '소송 드림팀' 구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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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당 앨 고어와 공화당 조지 W 부시는 법률팀도 미 최고의 베테랑 변호사들로 짰다. 변호사들끼리의 전쟁도 시작된 것이다.

고어는 백전노장 변호사인 데이비드 보이스를 이번주 초 긴급 영입했다. 기억력이 비상한 중서부 출신 보이스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독점금지법 위반사건 재판에서 법무부측 변호사로 나서 승소해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인터넷 음악 콘텐츠 제공회사인 냅스터와 IBM, 뉴욕 양키스 야구팀 등이 그의 고객이다. 보이스는 세계 7대 비타민 제조회사를 상대로 한 가격담합 소송에서 17억달러를,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에서 5억달러를 받아냈다. 그는 최근까지 대리한 45건의 대형 소송 중 단 한건만 패소했다.

보이스는 14일 플로리다주 순회법원 판사가 재검표 완료 시한에 대해 모호한 결정을 하자 "캐서린 해리스 주 내무장관이 시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팜비치 카운티 등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各?경우 소송을 통해 뒤집겠다" 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의 수임료는 시간당 7백달러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단순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로렌스 트라이브 하버드대 헌법학 교수, 쿠바 난민 소년인 엘리안 곤살레스 사건을 맡았던 켄들 코피 마이애미주 변호사 등이 그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부시 진영의 변호인단도 만만치 않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법무차관보를 역임했던 베테랑 변호사 시어도어 올슨이 법률팀을 이끈다.

올슨은 지난해엔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내추럴 본 킬러' 가 실제 살인을 부추겼는지에 대한 대법원 재판에서 스톤 감독을 변호했다.

플로리다주 최고의 헌법학 권위자 배리 리처드 변호사, 부시의 천문학적 선거자금 모금을 배후에서 주도한 벤 긴즈버그 변호사도 포진해 있다.

이처럼 양측이 초호화 변호사를 동원한 것은 플로리다주 개표싸움이 결국 법정에서 결판날 것이기 때문이다.

주 내무장관이 주 대법원에 수작업 재검표를 중단하게 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가 지는가 하면, 유권자들은 표를 잘못 찍었다며 소송을 낸 상황이다.

여기다 선거를 관장하는 일부 카운티 선관위까지 앞다퉈 법원의 판단을 구하고 있는데 이런 소송에서 지면 선거도 지는 것이다.

미 역사상 가장 돈을 많이 쓴 선거로 기록될 이번 대선은 법률 비용면에서도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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