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진영, 사령탑 전진배치 여론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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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4일(현지시간)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 진영에 이변이 없는 한 승리할 것이란 자신감을 준 하루였다.

이날 백악관 입성의 향배를 가릴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가 당초 예정대로 주내 67개 카운티에서 모두 인증돼 주 당국에 통보됐기 때문이다.

결과는 해외 부재자 개표를 제외하곤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에 3백표 앞섰다. 그러나 이날도 부시 후보는 정중동(靜中動)이었다.

여전히 말과 행동을 삼간 채 텍사스 주도 오스틴에서 2백㎞ 가량 떨어져 있는 웨이코의 목장에서 측근 참모들과 향후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언론이나 외부인사들을 만나 말 실수를 했다가는 다된 밥에 재 뿌리는 꼴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시 후보는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고위 선거자문관들을 불러들여 시시각각 플로리다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또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을 야전사령관으로 한 선거전략가들을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의 주도 탤러해시로 전진 배치했다.

탤러해시에서 법률 및 전략지휘본부를 가동하고 있는 부시 후보 진영은 이날도 불꽃튀는 제2라운드 선거전을 펼쳤다.

이들은 언론매체에 팩스 또는 e-메일 보내기, 지지자들로부터의 모금과 TV 좌담회 출연 등을 통해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해 법적 싸움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고어측의 사퇴를 이끌어낸다는 양면작전을 벌이고 있다.

부시 진영은 또 설전(舌戰)을 통한 여론몰이에도 적극적이다. 14일 부시의 선거대책본부 카렌 휴스 대변인은 "플로리다주에서는 최초 집계, 재집계 중간보고, 그리고 이번의 보고된 개표결과가 모두 부시 후보 승리를 입증했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또 "민주당이 지배하는 카운티에서 수작업으로 재검표하는 것은 표를 조작하는 것" 이라고 비난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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