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매각등 막판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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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대건설이 서산농장을 한국토지공사에 위탁.판매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현대그룹은 이르면 14일 중 총 1조원 안팎의 자구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구방안은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발표하기로 했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13일 "논란이 많았던 서산농장 매각방안이 확정됐기 때문에 검토 중인 오너의 사재 출자.계열사 지분매각 등은 곧 결론날 것" 이라며 "그룹 계열사간 내부 조율과 함께 정부.채권단.시장을 설득하기 위해 鄭회장이 직접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토지공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서산농장을 위탁.판매하기로 의결했다.

전체 3천82만2천평을 공시지가 3천5백56억원으로 따져 ▶공시지가 평가금액의 75%인 2천6백67억원을 주택은행에서 융자해 우선 지급하고▶1년 안에 매각을 끝내 잔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는 그러나 서산농장 매각 이외에 검토해온 ▶현대아산 지분(20%.9백억원) 등 비상장 계열사 주식 매각▶현대전자 등 계열사 매각▶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현대전자 주식 매각 방안 등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검토 중인 자구방안을 이행하려면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지분 변동이 불가피하다" 며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의 동의가 필요해 접촉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날 만기가 돌아온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8천만달러(약 9백억원) 가운데 2천만달러를 갚고, 나머지는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해외 금융기관과 협의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BW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 금융기관들이 연장을 거부하고 상환을 요구하더라도 협의과정에 1주일 이상이 걸린다" 며 "최악의 경우 그때 가서 상환하면 되므로 BW 때문에 부도를 내는 일은 없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김시래.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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