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심해지며 시장 갈수록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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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20세기가 석유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물의 시대-.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물이 석유만큼이나 귀중한 수출자원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물 부족으로 전세계 인구의 40%가 고통받고 있으며, 매 3초마다 한명의 어린이가 질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특히 중동.지중해 연안 지역은 상황이 매우 심각해 주변 국가들로부터 물을 수입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스라엘은 터키와 연간 1천5백만㎥의 물 수입 협상을 진행중이다. 조만간 정식 계약이 체결되면 내년부터 유조선을 개조한 터키의 배가 이스라엘의 항구까지 물을 실어나르게 된다. 물값은 1㎥당 10~20센트, 운송비는 1㎥당 50센트가 들 전망이다.

스페인도 북부 바르셀로나 지방의 가뭄이 심해 프랑스 남부 지방의 물을 수입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페인은 60억프랑(약 9천억원)을 들여 수송관 연결 등 인프라 투자를 계획중이다.

이탈리아도 남부 지역의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알바니아에서 물을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양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 아드리아해 밑에 수송관을 설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수자원이 풍부한 오스트리아.그린란드 등은 석유대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 버금가는 물 대국으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호수와 강이 많은 오스트리아는 매년 8백40억㎥의 물을 공급할 수 있으며, 이는 유럽연합(EU)국가 전체에 필요한 물을 댈 수 있는 수준. 오스트리아는 지리적으로도 유럽의 중심부에 있어 다른 나라에 물을 수송하기가 용이하다.

빙하로 뒤덮인 그린란드는 만년설을 녹여 얻은 물을 북유럽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통째로 물을 공급하기 보다 플라스틱 병에 담아서 생수로 파는 것이 부가가치가 높다고 보고 관련 시설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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