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만에 무기 판매” 중 “군사교류 스톱”… G2 급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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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팔겠다고 하자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 2006년 7월 대만군의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 훈련 모습. [일란(대만)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대만에 64억 달러(약 7조3600억원)어치의 최신 무기 판매 계획을 밝히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 미·중 관계가 얼어붙었다.

이번 사태는 미 국방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대만에 판매할 무기 목록을 미 의회에 통보하면서 촉발됐다. 30일 안에 의회의 반대가 없으면 집행될 이번 판매 계획에는 신형 패트리엇 요격미사일(PAC-3) 114기, UH-60M 블랙호크 헬기 60대, 오스프리급 소해정 2척, 지상과 함상 발사가 가능한 첨단 하푼 미사일 12기, 다기능정보유통시스템 등 갖가지 첨단무기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 키프로스를 방문 중인 양제츠(楊潔<7BEA>) 중국 외교부장은 30일 “중국의 안보뿐 아니라 대만과의 평화통일 노력에 해를 끼치는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미 국방부의 발표 당일 ▶미국과의 군사교류 중단 ▶안보·군축·비핵화를 다루는 차관급 대화 연기 ▶무기 판매 미국 기업 제재 조치 등을 내놨다. 허야페이(何亞非) 외교부 부부장은 같은 날 존 헌츠먼 주중 미 대사를 불러 “양국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부·국방부·대만사무판공실뿐 아니라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까지 나서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동시에 발표했다.

중국의 반발 강도는 조지 W 부시 정권 말기였던 2008년 10월의 무기 판매 논란 때보다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당시 중국은 4개월간 군사교류를 중단했다. 이번 무기 판매 계획은 2001년 부시 정권이 약속했던 110억 달러어치 무기 판매 계획의 일부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중국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본격적인 공세를 꺾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오바마 정부가 티베트·인권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중국을 자극할 경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라는 것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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