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감 영접계획 여성간부 '성차별'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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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여경(女警)간부가 경찰내 성차별을 실명으로 비판,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청 공보과 이은애(李恩愛)경위는 최근 경찰청 홈페이지(police.go.kr)에 띄운 '여러분의 지지를 호소합니다' 라는 글에서 "경찰청 국감(지난 2일)을 앞두고 하달된 '국감 영접계획' 공문에서 여경의 임무를 '다과 접대 및 휴게실 정리' 로 명시했다" 고 밝혔다.

李경위는 "여경들이 당직.야간근무 등을 남자와 똑같이 하고 있는데도 여성을 업무의 보조자로 인식, 각종 안내 근무에 동원한다" 며 "이는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에 저촉되는 직무명령" 이라고 비판했다.

李경위는 또 "최근 여성특별위원회는 여교사에게 손님 안내 및 차 접대를 시킨 모 초등학교에 시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며 "여경의 안내 근무 관행에 대해 정식으로 시정을 촉구한다" 고 적었다.

1997년 경찰대를 졸업한 李경위는 99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 양평파출소장과 서울경찰청 감찰계를 거쳐 지난 2월부터 경찰청 공보과에서 일해왔다.

이 글이 게재된 이후 경찰청 홈페이지에는 여경들의 응원과 지지가 쇄도하고 있다.

"얼마 전 한.중.러 세미나 등 각종 경찰행사에서 도우미로 선발됐고, ASEM 회의에서도 외사요원 중 여경들은 행사장 안내역할을 담당했다." (김영미)

"여전히 여경은 '꽃' 이라는 인식이 조직에 팽배해 있다." (정혜선)

이에 대해 남자 경찰관들은 "여경도 남자와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 와 "그럼 남자들이 차 배달하란 말이냐" 는 등 엇갈리고 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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