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정보 찾기] 중고·할인매장 알뜰쇼핑 인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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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샤넬 핸드백, 루이뷔통 의류, 구치 구두, 카르티에 시계, 베르사체 선글라스….

지난해 가을 서울 강남의 한 중고품 전문매장에 이름만으로도 한몫하는 수입 명품들이 승합차 2대 분량이나 쏟아져나왔다.

톱 탤런트 K양이 사용했던 물건들로 대부분 그 해 봄 신상품이었다. 그러나 정상가의 30~60%에 팔린 이 물건들은 열흘 만에 동이 났다. 소문을 듣고 달려온 강남과 신도시 주부 등이 모두 사들였던 것이다.

핸드백과 시계 등 네 종류를 정상가의 절반 아래인 86만원에 산 이혜영(29.李惠永.주부.경기도 일산)씨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은 물건도 상당히 많아 주부들이 몰렸다" 고 기억했다.

매장주인 H씨는 "관심있게 중고매장을 찾다 보면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적인 제품들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인근의 다른 매장은 대기업 회장 부인이 들고 다녔던 핸드백과 인기 여가수 G씨와 남자 탤런트 J씨 등 연예인들이 방송출연용으로 협찬받았던 명품 의류들을 싼 값에 팔고 있다.

3만원대의 페라가모 머리띠에서부터 2천7백만원짜리 훼르메스 악어가죽 핸드백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명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새 물건과 다름없는 세계적인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중고명품 매장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여성들이 사용하다 싫증난 명품들을 대행해 팔아주는 알선업체 역할도 한다. 이러한 중고명품 판매 열기에 힘입어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한 명품할인매장도 성업 중이다.

중고명품 가격수준은 나온 지 1년 이내로 흠이 없는 A급은 초기 가격의 50~60%, B급(2~3년)은 30~50%, C급(3년 이상)은 10~30%선이다.

브랜드와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나 '명품을 팔려는 공급자와 사려는 수요자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된다.

하지만 의류의 경우 아무리 좋아도 초기 가격의 50% 이상을 받기는 어렵다는 게 매장측의 설명이다.

매장 종사자들은 "최근 들어 경기하락 조짐이 보이면서 외제품 구입으로 인한 위화감 조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며 "그러나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마련하려는 알뜰주부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고 귀띔했다.

◇ 중고명품매장

▶유스트 마트(used mart)〓시계.구두.핸드백.선글라스 등 주로 소품을 취급한다. 현재 전시 판매되는 제품이 1천5백점(핸드백 6백점 포함)에 달한다. 제품의 상태에 따라 50~80%까지 할인판매하며 새 것도 30% 정도 싸게 판다. 인터넷 주문 판매도 하고 있다.

▶브랜드 오프(Brand' s off)〓샤넬.카르티에.루이뷔통 등 주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많다. 새 물건은 30%, 중고는 상태에 따라 최고 70%까지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세컨드 찬스(2nd chance)〓주로 여성의류와 배낭.스카프.벨트.머리띠 등 소품을 판다. 새 물건도 20% 정도 할인판매한다.

◇ 명품할인매장

▶미우〓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여성의류와 소품 등을 판다. 대부분 정상가보다 20~40% 정도 싸다.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살바토레와 페라가모의 벨트.스카프.머리핀 등 소품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주부들을 위한 프라다의 세컨드 브랜드인 '미우미우' 의 의류도 판다. 신상품과 신감각 제품에 관심이 있는 젊은 여성들은 한번 둘러볼 만하다.

▶프리미어〓옷.신발.소품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가 많아 단골이 꽤 많은 편이다.

주인이 직접 두달에 한번씩 이탈리아에서 신상품을 갖고 들어오기 때문에 일반 백화점보다 가격이 싸다. 신상품은 20%, 이월상품은 50~60% 정도 할인판매한다.

▶유니코〓남성정장과 캐주얼 의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남성 명품 할인매장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아이그너.구치 등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편안한 세미 정장을 추구하는 베리 브랜드 제품이 많다.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제품들로 정상가보다 10~30% 정도 싸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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