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 '1위의 여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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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전주에서 전북 현대와 부천 SK의 프로축구 2000시즌 준플레이오프가 벌어진 1일 안양 LG는 4일간 합숙훈련을 시작했다.

'너무 오래 쉬면 좋지 않다' 는 이유에서 가진 분위기 조성 차원의 훈련이다.

조광래 감독과 이영진 코치는 느긋하게 3, 4위팀끼리의 경기를 TV를 통해 지켜봤다. 조감독은 성남 일화와 전북-부천 승자가 벌이는 플레이오프는 직접 관전할 계획이다. 막다른 골목에서 여유없이 싸우는 상대팀들을 지켜보며 차분히 전력 분석을 하는 것이다. 정규리그 1위팀으로서의 특권이다.

그런 반면 너무 오래 쉰다는 걱정도 있다. 안양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벌어지는 오는 12일까지는 경기가 없다. 지난달 20일 아디다스컵 성남과의 경기 이후 20일 넘게 쉬는 것이다.

그러니 "선수들을 너무 오래 쉬게 하면 전력에 문제가 생긴다" 는 걱정이 생길 만도 하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28일에는 일본 J리그 팀인 후쿠오카와 연습경기를 가졌고, 31일에는 한양대와 경기를 했다. 챔피언 결정전 때까지 일주일에 한번씩은 연습경기를 한다는 계획을 짜놓았다.

안양은 20일 넘게 쉬는 동안 전력의 안정도 꾀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이영표가 복귀, 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을 벌었고,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골키퍼 신의손과 스트라이커 정광민도 회복됐다.

부상으로 3개월간 빠졌던 유고 용병 드라간의 복귀도 희소식이다. 다만 그동안 훈련 부족으로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조감독이 평가하는 드라간의 몸 상태는 70~80% 정도. 근력 강화 훈련을 계속하면서 후반 교체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고의 미드필더 안드레가 건재하고 신의손의 철벽 수비와 사이드어태커 이영표의 가세는 안양의 챔피언 등극 가능성을 크게 하고 있다.

여기에 올시즌 공격 포인트 21점(10득점.11어시스트)으로 안양 공격을 이끈 스트라이커 최용수의 득점력에 기대를 건다. 그러나 정규 시즌 막판부터 부진에 빠진 것이 걸림돌이다.

더구나 골보다는 어시스트에 맛을 들여 슈팅 찬스에서도 동료에게 패스하는 등 특유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코칭 스태프의 애를 태우게 한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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