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쇼크' 기업들 당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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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아건설에의 자금지원을 채권단이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퇴출대상으로 거론돼온 기업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일제히 "우린 아니다" 라면서도 "정부와 채권단이 강경자세를 굳힌 것 아니냐" 며 긴장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30일 밤 "워크아웃됐던 동아건설과 우리는 차원이 달라 올해 영업이익만도 8천억원으로 추산될 정도" 라며 "채권단이 수용한 자구방안대로 이행 중이라 문제가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지난 주말 진성어음 등 1천4백여억원이 한꺼번에 몰려 곤욕을 치른 데 이어 경영진 퇴진을 전제로 한 출자전환 등의 얘기가 흘러나오자 진의파악에 나서는 등 비상이다.

쌍용양회는 일본에서의 외자유치와 채권단의 채무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퇴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용 관계자는 "31일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가마무라(金村)회장이 입국, '지분 납입 및 공동경영' 조인식을 하고 3억5천만달러(3천6백여억원)를 이날 오전 중으로 조흥·상업은행에 입금할 것" 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외자유치에 맞춰 채권단이 3천억원의 출자전환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총 채무가 현재 3조4천억원에서 2조7천여억원대로 줄어들고 부채비율은 2백%선으로 낮아진다고 쌍용은 설명했다.

고합은 30일 "화섬은 장치산업이고 현재 유동성이 1천억원 정도 되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고 주장했다.

고합 관계자는 "주요 수출품인 화섬 원료(PTA.PX 등)부문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퇴출대상이 되지 않을 것" 이라며 "당초 5조2천억원의 부채가 2조8천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 자구계획도 6월말에 이미 86%를 달성하는 등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지난달 중순 채권단에 의해 워크아웃이 확정된 새한은 "퇴출 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 는 입장이다.

새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수개월간 실사를 해서 퇴출시키는 것보다 새한의 기업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워크아웃이 확정됐던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김시래.김동섭.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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