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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 만들기] 8. 투자도 흐름을 타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의류회사 중견사원인 나홍찬(35)씨는 안전을 투자의 철칙으로 삼아 왔다. 지난해 10월 3년간 부어온 3천만원짜리 적금투자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식투자를 해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주위의 얘기는 들은 척도 안했다. 나씨는 이 은행, 저 은행을 다니며 최고의 안전상품을 골랐다.

결국 나씨는 1년 만기 정기예금에 3천만원을 모두 집어넣었다. 2천만원은 세금우대, 1천만원은 일반 정기예금이었다.

월 75만원의 저축도 계속했다. 비과세 상품인 근로자 우대저축에 월 50만원씩, 월 25만원은 3년짜리 정기적금에 들었다.

반면 문구 도매업을 하는 김무선(33)씨는 재테크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다. 신문 기사는 꼭 오려놓고, 누군가 돈 되는 얘기를 하면 저절로 귀를 쫑긋 세우곤 했다.

나름대로 시장을 보는 감각이 생겼다고 생각한 김씨는 지난해 아파트 평수를 줄여 3천만원의 투자금을 마련했다.

김씨가 보기에 아파트는 더 이상 재산증식의 수단이 아니었다. 그는 코스닥 붐에 편승해 주식투자에 눈을 돌렸다.

그러나 직접투자는 자신이 없었으므로 투신사의 스폿펀드에 3천만원을 투자했다. 스폿펀드는 목표한 수익률을 올리면 바로 투자 원리금을 찾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김씨는 이와 함께 장기적인 자금마련을 위해 부부 각각의 명의로 합계 월 75만원씩 3년짜리 정기예금도 가입했다.

김씨가 가입한 스폿펀드는 두달만에 목표수익률 15%를 달성했고 김씨는 4백만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김씨는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불어난 원리금 3천4백만원을 2천만원은 1년짜리 정기예금(세금우대)에, 1천4백만원은 다른 투자기회가 올 것을 대비해 6개월짜리 실세 정기예금에 집어넣었다.

6개월 뒤 주식시장이 연일 폭락하자 '주가와 환율은 반대로 움직인다' 는 재테크 격언을 떠올리고 만기가 된 1천4백만원을 찾아 외화예금(연 7.52%)에 가입했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1천1백15원,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그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같은 돈을 투자했지만 1년 뒤인 2000년 10월 김씨는 나씨보다 4백40만원을 더 벌었다. 스폿펀드 운용수익과 환차익이 그같은 차이를 낸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김씨가 나씨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재테크에 쏟아부은 것이 수치화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높여주는 투자법으로 연결된다는 뜻이다.

김씨는 자신의 투자대상을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다양하게 바꿔갔다. 말하자면 시장의 흐름을 탄 것이다. 또 장단기 병행투자 등 투자의 기본에도 충실했다.

장기투자의 이점을 살리면서도 투자금의 40% 가량을 단기로 운용,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씨와 나씨의 경우는 투자감각이 수익을 결정한 예다. 일반인들이 투자감각을 높이는 요령 세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부동산.주식이 최고' 란 식의 고정관념을 버려라. 투자수단은 경제상황에 따라 늘 변한다.

경기가 좋아지면 주식시장에,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채권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건설경기가 위축돼 주택부족이 예상되면 부동산투자를 고려할 때다. 시대와 상황을 막론하고 가장 좋은 투자수단은 없다 는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평소에 정보를 축적하라. 돈은 수익이 높은 곳을 찾아 흘러 다니는 속성을 가졌다.

정보가 늦으면 남들이 주식에서 돈을 빼고 채권에 투자할 때 뒤늦게 주식투자에 나서는 우를 범하게 된다.

틈새상품이나 특판상품, 세금우대상품 정보 등을 몰라 투자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빈번하다. 시장의 흐름 잡는 게 재테크 성공의 시작인 셈이다.

셋째, 각종 제도.정책변화를 보면 재테크와 연결지어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라. 금융소득종합과세.예금자부분보장.외환자유화 등 나와는 관계 없어 보이는 일들이 사실은 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변화가 예상될 때 그 변수들을 죽 늘어놓고 투자방향을 잡는 게 요령이다.

정낙훈 팀장 <한미은행 프라이빗뱅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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