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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앞 광장서 실크로드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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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앞 서울광장에 실크로드로 통하는 길이 열렸다. 베이징에서 베니스까지, 700여년전 마르코폴로가 갔던 길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마이클 야마시타(55)가 따라갔다. 1998년부터 '동방견문록' 한 권 들고 3년간 쫓은 여정이다.

오아시스와 설산, 전쟁의 상처, 개발의 광기, 빈곤의 아픔, 공포스러운 환경파괴 현장이 펼쳐진다.

최근 지진으로 파괴된 이란 밤(Bam)의 성채, 이제는 도시 외곽으로 밀려난 카슈가르의 전통바자, AK-47 소총을 들고 소를 모는 쿠르드족 사나이, 사막에 흐르는 한 줄기 온천, 댐 건설로 역사상 최저 수위를 기록하게 된 메콩강 등.

야마시타는 "페르시아만에서 아시아 동쪽 끝까지 가는 루트는 13세기보다 오히려 요즘이 더 힘들다"고 전한다. 차량 여행이 말과 낙타를 이용한 700여년 전보다 어려웠다는 얘기다. 마르코폴로는 한 제국만 횡단하면 됐지만 그는 여러 나라를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환경재단 주최의 이번 사진전은 지난 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던 '80일간의 세계일주, 그리고 서울의 기억'전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야외에 설치된 24시간 무료전시다. 높이 2.4m, 폭 1.8m 짜리 전시대에 걸린 90개의 대형 사진들은 해진 뒤 조명속에서 더욱 빛난다.

전시는 이달 말일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현장에서는 친환경 그린아이디어 제품 체험전이 함께 열리고 있다. 건전지 없이 작동하는 태엽장치 라디오, 손전등 등 아이디어 제품들을 직접 조작해볼 수 있다. '공짜' 전시회에 '돈버는' 이벤트도 있다. 폐수은전지를 가져오면 사진전 기념품으로 교환해준다. 또 3대가 함께 전시회를 관람하면 경품을 제공한다. 가족나들이가 많은 서울광장, 주말에 온 가족이 실크로드로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마이클 야마시타씨가 사진작품앞에 서 있다.

시청앞 서울광장 분수대는 여전히 힘차게 물을 뿜고 있다. 그러나 여기 망설임없이 뛰어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더이상 들을 수 없다. 수은주가 뚝 떨어진 탓이다. 대신 차분히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는 조용한 행렬이 이어진다. (02-725-3654)

◇가족 외식을 한다면=실크로드 여행의 마무리는 베트남 음식으로 해보는 게 어떨까? 정동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면 베트남 음식 전문점 '호아빈'(02-757-0025)이 있다. 평일 점심 때는 직장인들이 길게 줄서는 곳이다. 담백한 국물맛이 일품인 생안심쌀국수(6500~7000원선)가 주요 메뉴. 4인 이상 가족이 가면 베트남 전통 건강식 월남쌈(1만8000~2만 5000원)을 시켜 라이스페이퍼(쌀로 만든 쌈)에 싸먹는 재미도 쏠쏠할 것.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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