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피플] 홍일점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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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홍일점 지도자 타르야 할로넨(57.사진) 핀란드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에 도착했다.

할로넨 대통령은 지난 2월 스칸디나비아 국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당선했다.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편견이 비교적 적은 북부 유럽에서도 파격으로 보일 만한 그의 생활태도와 오랜 공직 경험을 토대로 한 현실적인 정치 능력 때문이다.

미혼모로 혼자 딸을 키우면서도 당당하게 일하는 여성 이미지를 보여온 할로넨 대통령은 지난 8월 헬싱키 대통령 관저에서 연하의 의원비서 출신 동거남 펜티 아라야르비(51)와 결혼,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 방문엔 남편과 동행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9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선 제55차 유엔총회 의장국 수반 자격으로 공동의장을 맡아 깔끔하게 대회를 치러냈다.

그는 헬싱키의 노동자 거주지역에서 태어났다. 법학석사 출신으로 복지국가 유지와 '인권 및 소수집단의 권리 옹호' 를 주장하는 정통 사회주의자. 노조 변호사로도 오랜 기간 활동했다.

1979년 국회의원에 당선한 뒤 20여년간 사회복지.남녀평등.북유럽 협력관련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95년부터 외무장관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그의 태도는 80년대 중반 핀란드 동성애자협회 회장을 지낸 데서도 나타난다. 60년대엔 교인들에 대한 과세정책 및 여성 사제에 대한 입장에 항의, 전국민의 85%가 믿는 복음주의 루터교를 탈퇴하기도 했다.

호탕한 웃음과 시원시원한 제스처가 이웃집 아줌마 같은 친근함을 풍긴다. 취미는 연극.수영.원예 등. 영어.프랑스어.독어.스웨덴어 등에도 능통하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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