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프레스 포럼] 세계신문협회 사무총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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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시아-유럽 프레스 포럼의 사회를 맡은 세계신문협회(WAN) 사무총장 티모시 볼딩(사진)은 "정보통신 혁명으로 신문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란 일부 지식인의 예상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한국, 나아가 아시아 전역에 언론 자유가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인터넷 출현이 신문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종이 언론매체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은 잘못된 것임이 확인됐다. 정보통신 발달로 독자들에 대한 지적 자극이 늘면서 나라마다 신문 부수가 늘어나고 있다. 신문은 웹사이트를 앞장서 만들며 인터넷의 발달을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 신문이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분석.심층취재 등을 통해 방송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하며 엘리트층이 아닌 보통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경영면에서는 광고 효과를 고려한 융통성 있는 지면 배치로 광고 수익성을 올려야 한다."

- 좋은 신문의 조건은.

"좋은 기자들이 있어야 하며, 정부와 권력에 도전하는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영문판으로 접해본 한국 신문은 지나치게 권력에 정중하다. 신문은 독자 말고는 모두에게 불편한 존재여야 한다.

특히 최근 한국 신문들이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독려한다는 뜻에서 북한이나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듯한 인상을 받고 있다. 이는 언론의 역할을 망각한 것이다. "

- 아시아 언론의 자율성은 어느 단계라고 보나.

"북한.미얀마.베트남.싱가포르 등 곳곳에서 언론자유가 침해당하고 있다. WAN은 지난해 중앙일보와 한국 정부의 마찰 이후 한국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이 언론의 자율성 신장이라는 면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계속 좋은 표본이어야 한다. 金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그가 보여줬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에 대한 신념이 이웃국가에도 널리 퍼져가기를 바란다. "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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