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일본 벤처기업인 12번째 프로야구 구단주 꿈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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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31세의 벤처 기업인이 명문 대기업들로 구성된 70년 전통의 일본 프로야구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보기술(IT)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屈江貴文)사장은 6일 열린 프로야구조직(NPB)회의에서 "초기투자금 60억엔으로 동북지방의 센다이(仙台)를 본거지로 하는 12번째 구단을 만들어 내년부터 리그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프로야구는 경영난에 부닥친 긴테쓰가 오릭스와의 합병을 결정함에 따라 신규 구단을 창단해야할 필요가 생겼다. 이같은 새 구단 창단권을 놓고 호리에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樂天)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라이브도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긴테쓰를 매수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프로야구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자금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금.예금만 512억엔이 있다"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이 발언이 TV로 중계되면서 그는 벤처 성공신화의 대명사로 통하게 됐다.

'백억엔 버는 법' '돈 버는 게 이기는 것' '돈 버는 회사를 만드는 법' 등 그의 성공스토리와 경영철학을 담은 책 네권이 현재 경영.경제 부문 베스트셀러 10위 이내에 들어있다. 그는 이들 책에서 "세상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널려 있지만 현재 시스템에 안주해온 사람은 앞으로 더욱 가혹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호리에는 1996년 도쿄(東京)대를 중퇴했다. 당시 일본에서 걸음마 단계이던 인터넷을 이용한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다. 홈페이지 제작 등 IT 관련 컨설팅 업체를 세워 연매출 108억엔, 주가총액 1000억엔, 종업원수 1087명의 회사로 키웠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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