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동성애자 오스카 와일드 복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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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로마 교황청은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 겸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의 사망 1백주년을 맞아 그가 임종시에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改宗)했다고 밝히며 와일드를 복권시켰다.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예수회 계간지인 '라 시비리타 카톨리카' 최신호에서 "공허하고 경박한 삶을 살았던 와일드가 동성애 혐의로 감옥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파리에서 1900년 11월 30일 숨진 와일드의 임종을 지킨 성직자에 따르면 와일드는 비록 의식이 희미한 상태였지만 분명히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고 주장했다.

와일드는 지난 1895년 퀸즈베리 후작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동성애 혐의가 드러나 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했다.

스파다로 신부는 와일드가 로마 교회에 관심을 가졌다는 또 다른 증거로 와일드가 지난 1897년 석방된 직후 예수회 피정(避靜)참석을 희망했다는 점을 들었다.

예수회는 당시 와일드의 피정 참석 의사가 진실한지를 시험하기 위해 1년동안 기다리도록 요구했다. 와일드는 이후 예수회 피정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으나 임종시에 개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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