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 철회 않으면 케리 당선돼도 양자회담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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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부대사(사진)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쌍무(양자)대화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5일 말했다. 한 부대사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미 의회가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볼 때 "미국의 본심은 우리를 전복시키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부대사의 이번 발언은 북한이 케리의 당선에 기대를 걸고 미 대선 뒤로 대화를 미루고 있으며, 케리가 당선되면 양자회담에 응할 것이라는 일반적 관측과 다른 것이다.

-미 의회의 북한인권법안이 북한의 6자회담 참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우리는 6자회담뿐 아니라 미국과 쌍무회담(양자회담)에도 마주 앉을 수 없게 됐다. 미국이 쌍무적으로 나온다 해도 본심은 우리의 전복을 위해 자금까지 할당하고, 다른 나라들도 동원한다는 것인데(북한인권법안을 의미), 마주 앉아 얘기할 게 없다. 미국이 핵문제.인권문제를 갖고 우리를 붕괴시키겠다는데 6자회담을 하는 건 시간만 쓰고 공리공담하는 것에 불과하다."

-케리가 당선돼도 마찬가지인가.

"우리는 대상이 누구인지보다 정책을 (대화의)기준으로 삼는다. 어떤 정책이든 대화를 거부하고 전복하려는 생각이라면 상종할 수 없다."

-한국의 핵실험 의혹도 북한이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없는 이유가 되나.

"남측의 핵실험 문제도 명확히 해결돼야 한다. 우리는 우라늄 농축계획이 전혀 없는데 남측이 이런 계획을 갖고 있으니까 괜히 우리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측에서 2002년 실시한 우라늄 농축실험은 당시 남측 국정원이 미국에 (그 실험사실에 대한)정보를 넘긴 것을 미국이 최근 제기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입장은 미국의 북한 적대시 정책과 남측의 핵의혹이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는 2대 요구사항이란 것이다."

-양강도 핵실험 의혹은 뭔가.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느라 폭발이 있었던 것이다. 이 폭발은 삼수군에서 일어난 것이고 김형직군에서 발견된 구름은 자연구름인데 폭발지점에서 바람이 김형직군으로 불면서 마치 그 자연구름이 (핵실험으로 인한)버섯구름이란 억측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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