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20만명 격렬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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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베오그라드=외신종합]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연방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와 총파업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유고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5일 20만명 이상이 베오그라드 광장과 연방 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시위대가 트럭 등을 타고 베오그라드로 몰려들어 외곽도로에서 진입을 차단하던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유고 경찰은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려던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주요 시설 인근 도로에는 바리케이드를 설치,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지난달 24일 대선 이후 가장 격렬한 시위였으며, 베오그라드 경찰은 처음으로 최루가스.바리케이드를 사용했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주장하고 있는 야당은 "우리가 이날 오후 3시(현지 시간)로 정했던 밀로셰비치 퇴진 시한이 지났다" 며 "지금까지 전개해온 하루 12시간의 파업을 24시간 파업으로 확대하고 전면적인 정권퇴진 투쟁에 들어간다" 고 선언했다.

유고 관영 탄유그 통신은 이에 앞서 4일 오후 '유고 연방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선거과정의 일부를 무효화하기로 결정했다' 고 보도했다.

헌재는 "무효화한 선거과정은 투표진행.개표집계 및 결과발표와 관련한 것" 이라고 간략히 설명했으나 세부내용은 다음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고 야당은 헌재 결정이 1차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재검표만 하거나 코소보 등 일부 지역 개표결과만 무효화하고 재투표하는 것인지를 몰라 애를 태우고 있다.

선거를 완전 무효화하고 재투표를 할 경우 밀로셰비치에게 더욱 심한 부정선거를 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밀로셰비치 충성파가 압도적으로 많은 헌재가 그에게 시간을 주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헌재 결정은 콜루바라 탄광파업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과 군대가 광원들에게 동조한 직후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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