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돋보기] 부교 Pontoon Bridge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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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교(浮橋)는 말 그대로 물 위에 떠있는 교량이다. 1·4 후퇴 직전 미 1군단 휘하 1기병사단이 끊어진 한강 인도교 옆에 2개의 부교(사진)를 설치했다. 10만 병력과 수많은 장비가 이를 이용해 이동했다. 당시 한강은 10∼13㎝ 두께로 얼음이 얼었으나 전차나 야포가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부교를 설치해야 했다. 미군은 도강을 완료한 1월 4일 오전 3시30분에 부교를 해체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촉박하자 이를 폭파했다. 그 한 시간쯤 뒤에 중공군이 들이닥쳤다.

당시 설치한 부교는 M4와 M2였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했던 것으로, 4∼5개의 보트를 나란히 물 위에 띄운 뒤 그 위에 알루미늄으로 된 판자를 덮어 연결한 구조였다. 부교 1개는 폭 4.2m, 길이 25m 정도였다. 강폭이 1㎞가 넘는 한강을 건너가려면 40개 이상의 부교가 설치돼야 했다. 25m짜리 M4를 연결해 길이 1㎞짜리 부교를 설치하는 데 1∼2일이 걸린다.

M4와 M2는 부양력이 떨어졌다. 무게가 44t인 M46 전차와 14.5t인 8인치 자주포가 69m 간격으로 지나갔는데도 M4 부교가 물에 잠시 잠겼다고 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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