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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잭슨 주한 미 상의 대표 “한국, 규제 만들 때 왜 의견 수렴 않는지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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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많은 미국인이 한국이 얼마나 변했고, 좋은 나라인지를 잘 모른다.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에이미 잭슨(46·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해 한국 생활 5개월째를 맞는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미국이 자동차 부문 재협상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기존 협정의 토대 위에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미 FTA 비준이 늦어지고 있다.

“FTA 협정을 체결한 지 2년이 넘었다. 올해 비준되기를 희망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으로 바쁘다. 의회의 관심도 그쪽에 쏠려 있다. 비준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암참은 매년 미국에 가서 ‘도어녹(Door knock)’이란 행사를 한다. 주요 정책 결정권자와 의원들의 ‘방문을 두드리며’ 한국을 설명하는 자리다.)

-한국에 진출하는 미국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규제 시스템이 보다 투명해지기를 바란다. 암참 회원사들은 새 규제나 정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국 정부가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를 만들기에 앞서 의견수렴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 기업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한국의 노동시장이다. 내가 보기에 전체적으로 한국의 노동시장은 나쁘지 않다. 근로자 교육 수준이 높고 열심히 일한다. 문제는 일부 강성 노조다. 이들의 움직임이 워낙 눈에 띄다 보니 노동시장 전체가 그런 것처럼 비친다.”

- 그밖에 개선해야 할 부분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또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통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의 위피를 보자. 위피는 한국적인 기준이다. 위피 탑재 의무가 폐지되면서 아이폰이 나왔고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 좋은 것이다.”

-올해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

“G20 행사기간에 B20(주요 기업인 모임)도 함께 열린다. 재계든, 정부든 한국을 찾는 인사들에게 변화한 한국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한국 생활에서 불편한 점은 없나.

“교통체증이 심하다. 아침에 다섯 살짜리 딸을 학교에 보내면서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스쿨버스가 서 있는데 다른 차들이 그 옆을 쌩쌩 지나간다. 불안하다. 미국에서는 스쿨버스가 서 있으면 다른 차들도 멈춰야 한다. 초등학교 교사인 남편은 용산(주한미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한국 생활을 재미있어 한다. 

글=염태정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에이미 잭슨=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미 항공우주국(NASA), 미 무역대표부(USTR) 등에서 일한 통상전문가. USTR에선 일본담당 국장, 한국담당 부대표보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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