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24%↑ KT 주가 ‘올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무거운 주식’의 대표격인 KT와 한국전력이 비상하고 있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양 날개는 새롭게 부각된 성장동력과 수급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날보다 3100원(6.8%) 오른 4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4월 이후 최고치다. 한전도 이날 3.87% 상승하는 등 사흘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KT가 24%, 한전은 22% 상승했다.

두 종목은 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돼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KT는 ‘스마트폰’, 한전은 ‘원자력 발전’이란 테마의 중심에 서면서 상승 동력을 얻었다. 기관과 연기금·보험 등이 집중적으로 사들여 수급도 좋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통신과 전기가스는 지난해 기관과 연기금이 가장 많이 팔았던 업종이었는데 연초 이후 매수세로 돌아섰다”며 “비워 놨던 포트폴리오를 채워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얼마나 날아오를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들 종목은 사업 규모가 크고 안정적이어서 여간해선 주가가 많이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많이 오르지도 못했다. KT의 경우 2004년 이후 주가가 대략 3만~5만원 사이를 왔다갔다했다.

그러나 이번엔 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영증권 천영환 연구원은 “KT는 지난해 대규모 명예퇴직을 통해 인건비 비중을 줄이는 등 몸집이 가벼워졌다”면서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데다 스마트폰이란 새로운 시장이 생긴 것도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승부를 보는 ‘가치주’로 인식되는 종목의 성격상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천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통신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격화될 경우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