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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경쟁력이다] 정선 장터에 가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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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정선역에서 걸어서 불과 5분여 거리에 있는 장터에 들어서면 엿장수.각설이 등 떠돌이 상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여느 5일장터와 달리 '신토불이'명찰을 가슴에 달고 난전을 펼치고 있는 시골 할머니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외지 상인들이 중국산과 북한산 등을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파는 사례가 늘어나자 시장번영회에서 상인들의 주소를 일일이 확인해 지역주민에 한해 명찰을 달도록 한 것이다.

정선 5일장의 장점은 산이 깊은 내륙지방에 위치한 지역 특성상 계절별로 다양한 청정 산나물과 약초.채소류.과일 등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엔 전국적으로 유명한 황기를 비롯, 더덕.오미자.복분자.하수오.영지 등 산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캔 약초류와 가을걷이한 대추.밤.메밀 등이 풍성하다.

봄에는 달래.냉이 씀바귀.메주.산더덕이, 여름에는 송이버섯.찰옥수수.마늘 등이 많이 나온다. 겨울에도 장이 서지만 특별히 살거리는 없다.

장터 안 먹자골목에서 감자떡.수수노치.메밀부침개.메밀묵.올챙이 국수.황기백숙.산채음식.옥수수술 등 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토속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장터가 가로 세로 200m도 채 안되는 곳에 형성돼 있어 장보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지 않다.

특히 장터 곳곳에 정선군에서 파견한 10여명의 민간 여성 도우미들이 있어 이들을 잘 활용하면 장 보는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도우미들에게서 가보고 싶은 관광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난전의 경우 계량화하지 않고 바구니나 비닐봉지 등에 대충 담아 팔기 때문에 흥정을 잘 하면 '덤'으로 더 받거나 값을 깎을 수도 있다.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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