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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올림픽 결산] 시설·운영·안전 '금메달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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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시드니 올림픽은 사상 최대인 2백개국.1만6천6백명의 선수.임원이 참가한 가운데 큰 사고 없이 비교적 매끄럽게 치러져 새 천년 첫 지구촌 축제로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이 올림픽 운동의 한 획을 그었다. 분단국으로 각자 선수단을 파견하면서 개.폐막식에서 동시 입장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때문에 '세계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올림픽 이념을 가장 잘 구현한 쾌거' 로 꼽히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남북 스포츠 교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2001년 오사카(大阪)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게임의 단일팀 구성이 논의되고 있고, 월드컵축구.부산아시안게임 등의 남북 분산 개최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좋은 평가를 받아 영구종목으로 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도 큰 성과다.

이번 올림픽은 시설.운영면에서도 성공적인 대회였다. 불과 4년 전 근대 올림픽 1백주년을 기념하는 애틀랜타 대회가 상업주의와 테러로 얼룩진 것에 비하면 별다른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았고, 대회 운영도 매끄러웠다.

18억 호주달러(약 1조3천억원)가 투입된 올림픽파크는 쓰레기 더미 위에 지어졌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경기장마다 독특한 디자인과 설계로 테마공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교통 문제도 당초 우려와 달리 대체로 원활했다. 경기장 입장권 하나면 기차.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게 하는 등 대중교통 우선 정책을 강력히 폈고, 이에 시민들이 적극 협조한 결과였다.

경호.안전도 수준급이었다. 대회 초반 한국선수단 일행이 차량 강도를 당할 뻔한 사고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호주 연방 정부.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시드니 시당국이 3각으로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해 시드니올림픽을 가장 안전한 대회로 만들었다.

5만여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그러나 적잖은 문제점도 드러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약물과의 전쟁을 선포한 탓도 있지만 ▶루마니아 체조 선수와 불가리아 역도 선수가 금메달을 박탈당하고 ▶중국의 역도 선수 등 40여명은 약물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조차 못하는 불상사를 낳았다.

심판의 판정 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한국은 야구.여자배구 등에서 적잖은 불이익을 당했고, 북한 등 일부 국가는 중재 재판소에 항소까지 했다.

부분적으로는 일부 자원봉사자의 불친절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관광객과 선수단을 괴롭혔던 바가지 상혼도 올림픽을 얼룩지게 했다.

사상 최대인 28개 종목에 3백개 금메달이 걸리면서 올림픽이 너무 비대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종목이 자꾸 세분화하는 것도 문제고, 메달 종목 편성이 강대국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올림픽조직위가 그린 앤드 그린(green and green)을 표방하며 강조했던 환경 올림픽은 '절반의 성공' 이었다.

올림픽 선수촌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한 것이나 빗물을 모아 화장실에 사용하는 등 환경친화적 신기술은 앞으로의 올림픽에도 교훈을 남겼다.

그러나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어컨을 선수촌에 설치한다든지, 청정연료를 사용하는 버스를 도입한다든지 하는 당초 계획은 지켜지지 않아 환경단체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이번 대회는 TV 중계권료로 애틀랜타 때보다 40% 늘어난 5억7천2백만달러를 받았고 관광.올림픽상품 판매 수입도 크게 늘어 전체 수입이 36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수익면에서도 제법 짭짤했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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