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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라프토상과 노벨평화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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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의 국제 민주주의 지원단체인 '민주주의를 위한 전국기부재단(NED)' 은 인권과 민주주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할 수 있는 상을 37종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운영단체나 재단이 미국에 있지만 본부를 노르웨이에 둔 상이 두 개 있다. 노벨평화상과 라프토 인권상이다.

라프토재단은 1986년 타계한 노르웨이의 인권운동가 소롤프 라프토 박사의 유지를 기려 창립된 인권재단이다.

경제사학자였던 라프토 박사는 "새장 속의 새는 자유를 노래하고, 자유를 얻은 새는 비상(飛翔)한다" 는 신념으로 옛소련과 동구권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라프토재단은 87년부터 매년 인권과 민주화에 공로가 큰 개인이나 단체를 골라 라프토 인권상을 수여해 왔다.

라프토재단이 올해 수상자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선정했다.

인권신장과 민주화 노력, 남북 화해협력'을 통한 북한의 인권개선'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고 한다.

13명의 역대 수상자 가운데 라프토상이 노벨평화상으로 이어진 경우가 두번 있었다.

90년 라프토상을 받은 미얀마의 반체제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는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93년 라프토상은 동티모르 주민에게 돌아갔는데 동티모르의 독립운동가인 주제 라모스오르타와 카를로스 벨로 주교가 96년 노벨상을 공동수상했다.

외신은 노벨위원회가 올해 평화상 수상자를 이미 결정하고 다음달 13일 발표만 남겨놓고 있다고 전한다.

"우리는 앞으로 2주 동안 비밀을 지킬 것이며 그때까지 언론의 추측을 흥미있게 지켜볼 것" 이라고 수상자를 이미 알고 있는 6명 가운데 한 명인 가이르 룬데슈타트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말하고 있다.

DJ가 과연 이번에는 노벨상을 받게 될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벨상은 당해 연도 2월 1일을 기준으로 공적심사를 하기 때문에 내년이면 몰라도 올해는 어려울 거라느니,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걸림돌이라느니, 이왕 받을 거면 빨리 받고 넘어갔으면 좋겠다느니 설왕설래가 분분하다.

떡줄 사람 따로 있고, 김칫국 마시는 사람 따로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상은 노력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지 상 자체가 목표일 순 없다.

DJ는 이미 브루노-케리스키 인권상(81년).조지 미니 인권상(87년).유엔인권협회 인권상(98년).필라델피아 자유메달(99년) 등 인권분야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조용히 결과를 기다려 보자. 13일 남았다.

배명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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