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이클] 암스트롱·판타니 '인간승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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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다시 한번 '인간 승리' 의 드라마가 펼쳐질 것인가.

27일 남자 사이클 도로경기에 암투병을 극복한 랜스 암스트롱(미국)과 장애를 이긴 마르코 판타니(이탈리아)가 출전해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암스트롱은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 를 2연패한 사이클 도로 종목의 최강자. 판타니도 1998년 투르 드 프랑스를 제패한 바 있다.

93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암스트롱은 96년 10월 고환암을 선고받으며 사이클 인생을 마감하는 듯했다.

생존율 50%의 고환암으로 한쪽 고환과 뇌의 일부를 떼어내는 대수술을 받고도 그는 2년여의 눈물겨운 항암치료와 불굴의 투혼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99년 투르 드 프랑스의 우승 후 그는 '암스트롱 암연구재단' 을 설립, 암 퇴치를 위한 각종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높이 평가한 미국 의회로부터 지난 22일 공로상 후보자로 추천받았다.

판타니는 95년 10월 경기 도중 자동차와 충돌하는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 일부를 잘라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피나는 재활훈련과 삭발투혼을 발휘, 사이클 선수에겐 치명적인 3㎝의 다리길이 차를 뛰어넘어 98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컵을 차지했다.

암스트롱은 지난달 유럽 전지훈련 도중 자동차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해 주위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지난 19일 시드니에 도착한 암스트롱은 "아직도 목부근이 뻐근하지만 암도 이겨낸 바 있다.

우승 전선에는 전혀 지장없다" 며 투지를 보였다.

판타니 또한 "나의 경쟁자는 암스트롱이나 얀 율리히(독일)가 아닌 나 자신일 뿐" 이라며"프랑스에서 산과 비바람을 뚫고 6천여㎞를 달려 우승하지 않았는가.

시드니 2백39㎞의 도로는 편안한 안식처와도 같다" 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간 한계' 를 넘은 두 사람 중 신은 누구에게 금빛 미소를 비출지 전세계가 숨죽이고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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