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레이스] 부시 '자충수'로 1%P 앞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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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 대통령 선거가 6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어 주목된다.

유에스에이투데이.CNN.갤럽의 24일자 여론조사에서는 부시가 고어를 47% 대 46%로 1%포인트를 앞섰다.

그러나 같은 날 뉴스위크의 조사에선 고어가 부시를 47% 대 45%로 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부시가 그동안 계속 벌어지던 고어와의 격차를 다시 줄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추락하던 부시의 지지도 반등은 고어가 폭등하는 국제 유가를 잠재우기 위해 전략비축유(SPR)의 방출을 요구하고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SPR 방출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는 전략비축유 방출을 둘러싸고 클린턴과 고어가 보여준 고도의 정치적 술수에 대해 유권자들이 반발했기 때문일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이와함께 주로 여성들인 부동층의 일부도 부시쪽으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시가 지난 주 출연한 오프라 윈프리쇼와 레지스 필빈쇼의 주시청층이 여성인데 그 효과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기소침해 있던 부시 진영은 모처럼의 지지율 회복으로 최악의 난국을 타개했다는 확신을 표명하고 있고 부시 본인은 "고비를 넘긴 것 같은 기분" 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시카고 트리뷴지가 선거의 향방에 매우 중요한 뉴저지.일리노이.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등 중도적인 5개 주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고어가 뉴저지.일리노이.오하이오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진보성향의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의 인기도 최근 크게 상승해 지지계층이 비슷한 고어 후보에게 부담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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