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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돼지값 폭락 불구 값 안 떨어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아니 돼지고기값 떨어진다더니 이 집은 어떻게 더 비싸요. 우린 농민들 도와주려고 일부러 왔는데... " 최근 들어 시중 '삼겹살집' 에서 심심찮게 오가는 시비다.

국내 사육 중인 돼지의 마릿수가 사상최고치(9월 말 8백56만마리 추정)를 기록하면서 산지 출하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삼겹살의 시중가격은 올들어 오히려 오르고 있다. 구제역 파동 땐 5백g당 가격이 3천9백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달에는 4천3백원선에 달했다.

이유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독특한 식성 때문. 보통 돼지 한마리의 부위별 비중(무게 기준, 뼈.부산물 제외)은 등심.안심이 17%, 삼겹살 17%, 목살 9%, 갈비 8%, 앞다리 16%, 뒷다리 26% 기타 잡육이 8% 정도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실제 소비량은 삼겹살이 24%로 가장 많고, 등심.안심은 10%, 목살 10%, 갈비 8%, 앞다리 19%, 뒷다리 17%의 순이다.

육류수출입협회 김강식 회장은 "우리는 살이 퍼석퍼석하다는 이유로 등심.안심을 기피하고 삼겹살만 찾지만, 외국에서는 등심.안심을 이용한 요리들이 많다.

다리의 경우도 우리는 족발요리로 앞다리를 선호하지만 서양은 기름기가 적은 뒷다리를 좋아한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해마다 남아도는 등심.안심.뒷다리를 수출(지난해 3억3천만달러)하는 대신 모자라는 삼겹살.앞다리.목살을 수입(2억6천5백만달러)해 수급불균형을 맞춰왔다.

농림부 김주수 축산국장은 "공급과잉으로 돼지고기 파동이 벌어지는데도 달러를 지불하고 삼겹살을 수입해야 하는 실정" 이라면서 "당분간은 삼겹살 대신에 등심이 많이 들어가는 돈까스 요리나 햄제품을 즐겨달라" 고 당부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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