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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영씨 구속…압력 의혹 손용문씨 24일 소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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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李承玖)는 23일 신용보증기금 전 서울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52)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收財)혐의로 구속했다.

李씨는 지난해 4월 7일 C사 대표 金모씨로부터 2억원짜리 신용보증서를 발급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2백만원을 받는 등 1998년부터 지난해 4월 15일까지 아홉차례에 걸쳐 업체 관계자로부터 금품과 향응 등으로 1천4백20만원을 받은 혐의다.

李씨는 영장 실질심사에서 "결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 며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서울지법 한주한(韓周翰)판사는 "검찰측 소명이 충분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 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李씨가 상속재산 외에 파주 등에 77만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나타나 재산현황을 파악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씨의 지급보증 요구 액수와 관련, "영동지점 대출보증 상담철에는 아크월드가 5억원의 보증을 추가 요구한 것으로 기재돼 있고 李씨측도 보증요구액을 당초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번복했다" 고 밝혔다.

◇ 李씨 비호세력 수사=검찰은 李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범인은닉)로 오홍명(59)씨에 대해서도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尹모씨 등 2명은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은 국정원 간부 출신인 송영인(59)씨에 대해서도 24일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宋씨를 상대로 안기부 해직자 모임인 '국가를 사랑하는 모임(국사모)' 과 동국대 '구농동우회' 가 李씨의 도피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는지를 조사 중" 이라고 밝혔다.

◇ 사직동팀 내사경위 수사=검찰은 이날 李씨의 비리 제보를 지난해 4월 처음 접수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청 조사과(사직동팀)李모 경정 등 사직동팀 경찰관들도 소환, 제보 접수 및 조사착수 배경을 추궁했다.

李경정은 "제보는 고교 후배로부터 받았으며 내사 과정에 고위인사들이 개입하지 않았다" 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신용보증기금 본점 수사= 검찰은 신보 서울 영동지점 전.현직 팀장 2~3명을 소환, 이들도 지급보증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박혜룡씨를 위해 李전지점장에게 지급보증을 해주라는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보 손용문(孫鎔文)전무를 24일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감사실장 등 신보 관계자들을 차례로 조사한 뒤 다음주 초 최수병(崔洙秉)전 신보 이사장(한전 사장)도 소환해 청와대의 통보에 따라 李씨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했는지 등을 조사키로 했다.

김기찬.채병건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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