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충돌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야 의미 있는 결론 나올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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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김성식(51·서울 관악갑·사진) 한나라당 의원은 “세종시 갈등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신념의 충돌이란 점에선 의미가 있지만, 서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맞서고 있기 때문에 절충의 여지가 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더 적나라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의미 있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 김 의원은 당내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 21’을 이끌고 있다. 세종시 원안이나 신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갈등을 어떻게 보나.
“신념의 충돌이다. 한 분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수정안을 내놨고, 또 다른 분은 정치적 신뢰를 지키기 위해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두 사람의 가치가 다를 뿐이지 표를 의식한 정치적 계산은 아니라고 본다.”

-세종시 논쟁이 의미 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어차피 한 번은 불거질 수밖에 없다. 한 번 잘못 결정하면 국가 미래에 큰 짐이 될 테니 더 공론화해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정치 신뢰를 어떻게 쌓을 것인가, 과거의 일이 옳은가 그른가, 그른 일이라면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가. 이런 중요한 질문들을 세종시가 던져주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세종시를 놓고 갈등하는 모습을 국민 앞에 더 적나라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 갈등이 더 드러나야 하나.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정치적 책임에 대한 절박함에서 타협의 길이 열린다. 그런데 아직 두 사람은 덜 절박하다고 본다. 각자가 여론의 양대 축을 대변하고 있으니 자신의 신념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우선인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이해나 존중이 없다는 것인가.
“없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손해 보면서 신념을 지키고 있다. 이럴 때 그저 그런 정치인은 자기 주장만 하겠지만, 큰 정치인은 충돌을 궁극적으로 해소하는 거다. 자신의 신념을 넘어서는 정치적 수렴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국가 운영을 책임지는 여권의 지도자라면 더욱 그렇다.”

-지방선거 전에 세종시 갈등을 마무리 짓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그건 다른 문제다. 지방선거에 대한 고려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 때문에 세종시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혹은 늦춰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방선거 승리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도모해야 한다. 검증된 리더십이 선거 전략을 짜고 인재를 공천해야 한다. 3월께 전당대회를 하면 당 화합과 선거 승리를 위한 의지가 표출될 거다. 당내에 명실상부한 리더십이 없어 당정 간 조율이 안 되고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세종시 문제가 여기까지 온 이유 중의 하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2월 국회는 물론 4월 국회에서도 국회 통과가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많다.
“설이 다가오는데 명절 대이동 속에 여론이 모아지지 않겠나. 미리 속단할 일은 아니다.”

-바람직한 타협은 뭔가.
“행정부처를 몇 개 옮기느냐, 시간을 좀 늦추면 어떻겠느냐는 식으론 지금의 갈등과 충돌을 녹여낼 수가 없다. 원래 정치적 갈등이라는 것이 타협하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범여권 리더십의 두 축 아니냐. 충분한 논쟁을 거친 후 타협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잘할 수 있고, 박 전 대표는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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