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빈차 사이트 통상운임 절반에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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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여의도에서 광고회사를 경영하는 김영대(金鈴大.34)씨는 지난 16일 통상 운임료의 절반 정도를 내고 직장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짐을 부쳤다.

공차(空車)정보 제공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부산에서 서울로 짐을 싣고 왔다가 빈차로 내려가는 트럭을 찾아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운송업체가 제시하는 요금은 23만원선이었지만 짐 없이 부산까지 돌아가야 했던 차주는 12만원만 받겠다고 했다.

金씨는 "인터넷에 원하는 조건을 올려놓기만 하면 빈차로 가야 하는 차주들의 연락이 많이와 화물차를 수소문하는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고 말했다.

경북 칠곡군에서 충남 공주까지 톱밥을 보내는 김두성(金斗星.63)씨도 공차 애용가다. 뒤늦게 배운 인터넷을 활용, 운송료를 아끼고있는 그는 "기름값이 비싼데 빈차로 장거리를 다니는 것이 얼마나 큰 낭비인가" 라고 반문했다.

최근 고유가(高油價)행진이 계속되면서 공차 이용 움직임도 더욱 확산하고 있다.

공차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윤종대(尹鐘大.36)씨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공차 정보를 게시하는 차주와 짐을 부치려는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 며 "공차 이용 문화가 정착되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2.5t 냉동차로 매일 경기도 성남에서 대전까지 짐을 싣고 갔다가 빈차로 돌아온다는 이재원(李在元.33)씨는 "오는 길에 짐을 싣고 온다면 한달에 1백여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며 "운송료를 절반 이상 깍아 줄 수가 있다" 고 말했다.

이런 추세때문인지 요즘 인터넷 상에는 공차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수십개에 달한다.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점을 감안, ARS전화만으로 공차나 화물 정보를 등록하고 조건이 맞는 상대방이 있을 경우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교통개발연구원 물류연구팀 신동선(申東先)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공차율이 38.9%에 달해 미국.영국 보다 10%가량 높은 수준" 이라며 "공차율을 10% 낮추면 한해에 3조원 가량의 수송비 절약이 가능하고 유류비만 4천억원 가량을 줄일 수 있다" 고 밝혔다.

◇ 공차 이용시 주의사항=인터넷을 통해 공차를 이용할 때는 미리 해당 구간의 운송료를 알아보는 게 좋다.

간혹 알선업체들이 공차 정보라는 명목으로 화물 알선을 하면서 일반 요금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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