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밀레니엄 돔' 인수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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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영국의 새천년 상징물 '밀레니엄 돔' 을 인수해 수익사업을 벌이기로 했던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12일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따라 리거시라는 업체를 새 인수자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지 소유주인 잉글리시 파트너스는 올 연말까지 돔이 팔리지 않을 경우 건물을 해체하고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니엄 돔은 영국이 지난해 12월 31일 템스강변 그리니치에 8억파운드(약 1조2천4백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완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돔. 그러나 오락성을 무시한 계획.건설로 연간 1천2백만명으로 예상했던 입장객이 4백50만명에 그쳐 경영난을 겪어왔다.

컨소시엄 형태로 밀레니엄 돔의 주요 시설을 1억5백만파운드(약 1천6백30억원)에 9백99년간 임대, 테마파크로 운영키로 했던 노무라 증권의 영국 현지법인 노무라 인터내셔널은 수익성을 엄밀히 따져본 뒤 돔의 재정 상태에 관한 정보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다.

노무라는 11일 돔의 책임자인 국무상 팔코너경과의 긴급 면담에서 회계감사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돔의 재정상태.지적재산권.계약재산권에 대해 작성한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거부되자 이같이 결정했다.

노무라는 특히 돔 운영을 맡은 뉴 밀레니엄 익스피어리언스사(NMEC)가 매각 가능한 회사 자산 정보를 전달해주지 않았고 돔의 개.보수 및 유지 책임을 회피했으며, 돔의 공급업자들도 자산의 소유권을 인정하라고 주장해 경영 정상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밀레니엄 돔의 회생을 위해서는 당초 알려진 것 외에도 4천7백만파운드(약 7백33억원)가 더 필요할 것이라는 지난주 일부 언론의 보도도 노무라의 인수 포기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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