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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수단체, 국보법 사수 등 최대규모 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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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중심가는 또 다시 대규모 시국집회로 몸살을 앓았다. 국내 보수단체가 올들어 최대규모의 반핵 반 북한 관련 집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중앙일보는 이 집회를 시간대별로 생중계 했다. [편집자 주] # 4신(끝) (오후 6시30분) - "미국 대통령에 감사" 40여분동안 계속된 국민대회 1부에 이어 5시30분쯤 2부 행사가 시작됐다. 2부 행사는 ‘국보법 사수 국민대회’는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대회 참가자들의 머리 위로 입장시키는 퍼포먼스로 시작했다. 김한식 국민협의회 기독교 본부장은 “존경하는 조지 W 부시 미 합중국 대통령 각하와 미국 국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미국은 유엔 15개국과 함께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구해주었습니다”라는 내용의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읽어내려갔다. 김 본부장은 이어 “120년 전 암흑기에 있는 우리나라를 미국의 선교사님들이 오셔서 이땅에 복음화가 시작되고 사회 전 분야를 개화시켜 오늘날 OECD의 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적은 한미동맹으로 인한 미국의 안보우산과 국군, 국보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혜식 인터넷 독립신문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신 대표는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 안위를 지키는 자리인데, 이를 망각하고 적을 이롭게하는 짓을 한다면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국보법 폐지 반대라고 적힌 카드를 흔들며 “국가보안법이 싫으면 북한으로 넘어가라”, “국가보안법 폐지하면 자유 대한민국 무너진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뒤 오후 6시10분쯤 부터 “적화통일 획책하는 좌파세력 몰아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결의문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행진하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59개 중대 7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이를 차단하고 있다. 특히 시청옆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세종로 도로에서는 경찰이 경고방송을 하며 시위대를 향해 2~3개의 물대포를 쏘고 있다. 시청 주변 도로는 교통이 모두 전면통제되고 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일부 참석자들이 소주를 마신후 소주병을 던지고 음식물 쓰레기등을 마구 버려 집회장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해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또 참가자들의 부분별한 행동으로 시청앞 잔디밭 상당부분이 훼손됐다.

▶ 국내 종교·보수단체 회원 4만 5000여명이 서울 시청 앞 잔디광장에 모여 '국보법 철폐반대'와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상선 기자]

# 3신 (오후 5시20분) - "지난 수주일동안 참여 독려" 구국기도회가 끝나자 1만여명의 기독교 신자들이 우르르 빠져 나갔다. 이날 국보법 사수 집회보다는 구국기도회에 더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참석자는 속속 늘어 10만여명(경찰추산)에 달했다. 4시30여분쯤 현승종 전국무총리 개회인사로 집회 2부인 국민대회가 시작됐다. 주최측은 선언문에서 “우리나라는 지금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는 비상 시국”이라며 “국가보안법 등 이념 문제로 국론 분열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력마저 소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정갑 반핵반김범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등 10명의 인사들이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시국강연을 했다. 단상 주위엔 남덕우, 이영덕 전 국무총리등 사회원로들의 모습도 보였다. 서 운영위원장은 “노무현대통령은 국보법을 폐지를 추진함으로써 국가를 생사의 갈림길로 몰고 가고 있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우리도 국보법을 사수해 우리의 체제와 자유, 재산, 가정을 지키기 위해 총 궐기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훈 재향군인회장은 “건국이래 최대의 집회인 오늘의 집회를 위해 지난 수주일동안 전국을 돌며 동지들의 참여를 독려했다”며 “국가보안법을 사수해 조국을 지키자”고 제의했다. 한편 국민대회가 시작되자 일부 참석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휘둘렀고 이에 호응, 곳곳에 태극기를 흔든 참석자도 많아 양국 국기로 한미우호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재천명하며 사립학교법 개정을 종교의 탄압으로 규정, 반대한다”며 “10월을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 구국기도의 달‘로 선포하며 관련운동을 계속 펼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 중 일부는 3m 크기의 미사일 모형을 들고 다니며 “노무현 정권 물러가라”, “김정일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대회장 옆에선 KBS 시청료 분리징수 및 시청 거부 서명운동, 수도 이전 반대 서명운동 등도 함께 진행됐다.한편에선 인공기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모형을 태우기도 했다. # 2신 (오후 4시30분) - 집회현장은 부흥회 분위기 시간이 흐르면서 집회참석자들은 4만5000여명(경찰추산)까지 늘었다. 그러나 참석자의 대부분은 50대 이상 중노년들이고 젊은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보안법 철폐 반대와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를 주장하는 100여개 플래카드가 집회장 곳곳에 어지럽게 휘날리고 해병전우회와 각 기독교 단체들이 타고온 버스는 시청주위 도로를 에워쌌다. 인파 중간중간엔 대형 미국 성조기와 태극기를 중간중간에 펼쳐 놓았다. 행사 주최측과 참가자들은 집회를 진행하면서 ‘교회가 일어나서 나라를 살리자’,‘자유민주주의를 살리자’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한기총 주도로 먼저 구국기도회 집회가 시작됐다. 때문에 참석자들은 성령을 외치는등 시국집회라기 보다 여느 교회의 부흥회를 연상시키고 있다. 기도회 중간중간 ‘국보법 철폐 반대’와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를 외치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기독교인을 제외한 일반 참석자들은 갑자기 왜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구호가 나오는지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참석자는 “기독교 단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반대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왜 갑자기 사립학교법을 거론하고 나오는지 참 이상한 집회”라고 말했다. 행사는 1부에 구국기도회, 2부는 국민대회로 치러질 예정이다. 구국기도회는 4개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교회와 민족의 회개와 갱신, 대한민국과 국가지도자를 위하여, 경제회생과 국민대화합, 국보법 수호 등의 주제로 목사들이 돌아가면서 설교와 기도를 했다. 이후엔 시가 행진을 할 예정이다. 2부 국민대회는 친북반미 세력에 대한 경고, 한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 대통령에게 국보법 수호 결의 전달 등의 행사로 나눠 치러질 계획이다. 한편 이날 집회여파로 시청 부근 세종로와 종로등지에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특히 서울역에서 시청역으로 진입이 어려워 짐에 따라 차량이 을지로와 서대문 방향으로 몰리면서 서울에서 서소문, 을지로, 청계로등지에서 차량들이 수십분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 1신(15시 40분) "분신.할복 전화 이어져" 개신교 내 보수단체와 보수 시민단체의 집회가 예고된 시청앞 서울광장. 오후 3시 현재 이미 2만명(경찰추산)이 모여 있다. 개신교내 보수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자 7만여명과 우익단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회원 5만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광장에서 국가보안법 사수와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연다. 한기총은 이날 집회에 앞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지지하고 사립학교의 건학이념 구현과 신앙교육의 자유와 권리가 위협받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종교탄압으로 규정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이군경회 등 과격 단체들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경찰은 69개 중대 7000여명의 경비인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집회 후 행진을 불허하고 인공기, 시너, 휘발유 등 불법 시위용품 사용과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경찰은 세종로 방면 진출을 막기 위해 '차벽'을 쌓고 프라자 호텔 서쪽→소공로→태평로 (1단계) 구간을 통제하고 한국은행→소공로→을지로1가(2단계) 방향을 막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핵반김국민협의회 관계자는 "대회를 앞두고 분신과 할복을 하겠다는 시민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어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인터넷 독립신문이 전했다. 이에 따라 국민협의회는 긴급상황에 대비해 의료진을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구국기도회에 대해 종교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황필규 목사(KNOC 국장.인권위원회)는 4일 "갈등과 분쟁을 화해와 일치로 치유하게 하는게 교회의 역할인데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며 오히려 사회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대형교회 목사들이 수십만 명의 교인을 동원하는게 바로 독재정권의 동원문화"라고 질타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한기총 등이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를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 사립학교법 개정은 본질적으로 종교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다만 기독교 등 종교계통 사립학교들이 재단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종교자유를 방패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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