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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의원 발언 파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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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의 6일 '한나라당 양분론' '제3세력 대두론' 은 공개된 자리에서 나왔다.

민주당은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를 공개했다. 韓위원의 발언은 김경재(金景梓)의원이 지도부 각성을 주문한 직후에 터져나왔다.

의총 후 韓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킬 것 같자 "야당이 지금같은 행태를 계속하면 정치불신이 가중돼 정치권 밖에서 새 세력이 나타날 수도 있음을 원론적으로 한 것" 이라고 서둘러 진화를 시도했다.

4.13총선 당시 낙선운동을 매개로 한 시민단체의 정치관여까지 예로 들며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는 발언" 이라고 해명했다.

오후 8시엔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해 "(한나라당 양분론은)표현이 적절치 않았다" 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인위적 정계개편 구상은 일절 없다" 며 韓위원의 발언을 순전히 우발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평소 韓위원의 신중한 성격을 들어 뭔가 노림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당직자는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민주산악회(민산)재건 움직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정치권 주변에선 민산이 이달 말께 거제도에서 대규모 모임을 열 것이란 소문이 퍼져 있다. 때문에 이런 상황과 맞물려 韓위원의 발언이 야권분열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것.

여권 고위 관계자는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이회창 총재의 대여 투쟁에 피곤한 한나라당 내 비주류 인사들이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같다" 고 했다.

韓의원도 해명 도중 "한나라당 내 강온파의 얘기였다" 며 "한나라당 온건파와 만나면 그런 얘기를 한다" 고 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문제는 韓위원의 발언이 대치정국의 와중에 튀어나왔다는 점이다.

韓위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그가 어떤 사람인데 자기 생각대로만 얘기했겠느냐. 틀림없이 김대중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 이라고 단정했다.

權대변인은 "지난 4.24영수회담에서 金대통령은 인위적 개편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면서 "이제 와 야당을 분열시키겠다는 건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상생정치를 뒤집는 발언" 이라고 비난했다.

최상연.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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