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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곳곳 추석맞이 행사 풍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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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추석이 닷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자칫하면 술과 음식, 화투판 속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버리기 십상이다. 이번 추석엔 가족들의 손을 잡고 귀성객들이 떠나텅빈 서울의 색다른 모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올해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타고 북한 민속을 소개하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져 관심을 끈다.

◇ 남산골 한옥마을〓11~13일 오후 3~5시 천우각 광장에서 남(南)의 소리와 북(北)의 탈춤이 만난다. 첫날엔 북한 강령탈춤과 남한의 선소리 산타령이, 둘째날은 북청사자놀음과 남도민요가 어우러진다. 세째날은 봉산탈춤과 경기민요가 한바탕 판을 벌인다.

12~13일 오후 2~3시 공동마당에선 북한의 민속놀이 행사가 펼쳐진다. 서울 백운초등학교 널뛰기 공연팀의 재주도 볼 수 있다. 먹거리에서도 남북화합이 이뤄진다. 9~13일 오전 11시~오후 6시 들쭉술 등 20여종의 북한술이 전시된다. 안동소주.금산인삼백주 등 남쪽의 전통민속주들도 함께 한다. 시음을 할 수 있고 시중보다 싼 가격에 판매도 한다.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4번출구로 나와 중앙대 필동 병원쪽으로 가면 된다. 주차장이 없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입장료는 무료다.

한옥마을을 둘러본 뒤에는 후문쪽의 타임캡슐 광장을 지나 남산 순환로를 따라 걸으면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02-2266-6937~8.

◇ 운현궁.국립민속박물관=운현궁에선 북한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달말까지 미술관에서 황태연씨 등 북한공훈작가 14명의 유화 25점이 전시된다.

10~13일 오전 9시~오후 5시에는 제기차기.줄다리기.투호 등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고 10일 오후 4시 국악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지하철 4호선 안국역 4번 출구에서 50m. 11일부터 사흘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구한말 흥선대원군이 살았던 곳이다. 02-765-4025.

경복궁 옆 국립민속박물관에선 7일부터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 7일 오후 1시~2시30분에는 영상민속실앞에서 초등학생들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송편빚기 행사가 열린다.

7~9일 제1관 전시실에선 닥종이 인형 등을 통해 추석 풍속을 보여주는 '만화로 보는 한가위 이야기' 전시가 열린다.

추석당일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나머지 연휴기간엔 입장료(어른 7백원)를 받지만 한복을 입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02-734-1341.

[북한의 민속놀이]

북한의 대표적인 추석 민속놀이는 그네뛰기, 널뛰기, 씨름 등이 꼽힌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널뛰기. 평양교예단 공연을 통해 본 것처럼 널뛰기는 하나의 공연이자 경기로 발전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치르며 승패는 2분간 누가 더 멋지고 높게 널을 뛰는가로 결판이 난다. 경기방식은 ▶높이를 기준으로 하는 곧추뛰기▶2명씩 짝을 지어 서로 교대한 횟수로 점수를 주는 엇바꿔뛰기▶부채 등을 이용해 재주를 부리는 재주뛰기로 나뉜다.

그네뛰기는 높은 곳에 방울을 달아두고 그네를 뛰면서 방울을 차는 식으로 진행된다. 두번 기회가 주어지고 모두 실패하면 탈락이다. 씨름은 한판에 5분이며 3번 겨룬다. 모래위에서 하지만 매트를 깔고 하기도 한다.

북한에서 가장 대중적인 오락으로 알려진 윷놀이는 작업반.인민반 단위로 조를 짜서 한다. 일제의 잔재로 지목된 화투는 찾아 볼 수 없다. 북한의 민속놀이가 이처럼 겨루기 형식으로 발전한 것은 노동자들의 결속을 다지는 수단으로 민속놀이를 이용했기 때문. 우리가 직장 체육대회를 여는 것과 비슷하다.

북한에서는 봉건잔재를 뿌리뽑는다며 1960년대말까지 민속명절을 배격했다.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를 계기로 추석 성묘를 허용하고 89년엔 설날.단오를 부활시켰다. 명절 당일은 휴일이지만 대신 명절전 일요일에 일을 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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