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돋보기] 장바구니 물가 지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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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장바구니 물가' 란 용어가 있어요. 바로 시장에서 자주 구입하는 물건들을 통해 느끼는 물가지수죠.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발표하는 소비자물가를 지수물가로 부르는 것에 견주어 체감물가라고도 한답니다.

가령 TV 뉴스에서 주부 한명이 등장해 이렇게 하소연을 합니다.

"무서워서 시장엘 갈 수가 없어요. 소비자물가는 고작 1% 올랐다, 2%에 못미친다고들 하는데 이럴 수가 없어요. 실제로 시장에서 물건을 사보라고 그래요. 얼마나 올랐는지."

하지만 지수물가(소비자 물가)와 체감물가(장바구니 물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둘은 물가의 측정방법이나 비교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또 구매 계층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지요. 구체적으로는 이래요. 지수물가는 5백9개 물건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각 품목에 대한 평균적 소비지출의 비중에 따라 가중평균한 것입니다.

반면 체감지수는 각 개인, 특히 주부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을 단순 평균한 것으로 계산되는 게 보통입니다.

게다가 그것은 가격이 오른 것만을 염두에 두기 일쑤입니다. 한마디로 비과학적이죠. 그렇다고 그것을 완전히 묵살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비슷한 개념의 물가지수를 따로 잡고 있어요. '생활물가지수' 와 '신선식품지수' 가 바로 그것입니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 조사대상 품목 중 주부들이 1년 또는 수년에 한번 사는 내구소비재(예를 들면 냉장고)같은 것을 빼고 계산한 것입니다.

생활필수품이나 월 1회 또는 분기당 1회 이상 구입하는 품목 1백54개의 가격변동을 집중적으로 감안하는 거죠. 가중치가 큰 품목은 쌀.휘발유.쇠고기(한우).입시학원비 등입니다.

신선식품지수는 말 그대로 가공식품을 제외한 농.수.축산물 위주로 구성된 지수로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생선.채소.과실류 47개 품목이 들어 있습니다.

사과.수박.배추.조기 등이 가중치가 큰 편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이것과 가장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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