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경제 '속은 허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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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장기경제호황으로 미국가정의 소득이 늘었지만 근로시간과 부채도 덩달아 증가했다고 AP통신이 미 경제정책연구소(EPI)를 인용, 4일 보도했다.

특히 신용카드를 마구 사용하는등 급격한 소비증가로 재산증가율보다는 부채증가율이 훨씬 높아 경기가 나빠질 경우 개인파산자 증가 등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PI가 이날 발표한 '미국의 근로현황 2000~2001' 에 따르면 미국 중산층 가정의 소득은 1989~98년 사이 9.2%포인트 상승했으며, 가구당 재산가치도 5만8천8백달러에서 6만1천달러로 3.7%(2천2백달러)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중 가구당 부채는 38.8%포인트 늘어난 1만1천8백달러로 불어났다. 재산의 19.3%가 부채인 셈이다.

또 최근 실업률이 4%대를 유지하고 상근직 비율도 95년 73.6%에서 지난해는 75.1%로 늘어나는 등 노동여건이 좋아졌으나 근로시간은 6.8%포인트 증가했다.

중산층 가정의 경우 노동시간이 89년에 비해 2백46시간 늘어난 연간 3천8백85시간에 이르렀다.

흑인 중산층 노동시간은 더욱 증가, 연간 4천2백78시간으로 집계됐다.

로렌스 미셸 EPI 부소장은 "최저임금 인상 등 임금여건은 좋아졌지만 소득불균형이 여전히 높고 근로시간은 늘어난데다 부채 수준은 사상 최고" 라고 말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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