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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 아니면 동네병원 활용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대형 병원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3차 병원을 이용하던 중환자나 만성병 환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실제로 조금만 아파도 무작정 큰 병원 응급실을 찾거나 병원이 정상화하기를 마냥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동네 병.의원은 거의 진료를 하므로 그간 3차 병원만 이용하던 중환자.만성병 환자들은 이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많이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는 암환자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병원이 외래에서 할 수 있는 항암치료는 긴급처방을 받아 시행하며 입원해서 항암제 치료를 받아야 할 땐 보름정도 치료기간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입원이 필요한 항암치료는 병의 경중에 따라 전문가들이 의논해 우선 순위를 정해서 치료한다" 고 밝힌다.

암환자라 하더라도 일단 치료가 끝난 경우엔 중병이 아닌 한 일단 동네의원을 이용하는 게 좋다.

감기.설사.복통.식욕부진 등 일반적인 질병은 물론 영양실조.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일단 동네병원 치료를 받을 것 단 출혈이나 의식혼탁이 있을 땐 응급상황이므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수술을 기다리던 암환자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 현재 대학병원마다 암수술이 부분적으로 시행되지만 수술일정이 몇주씩 늦춰지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일반외과 한원곤 교수는 "암수술은 가급적 빨리 하는 게 바람직하나 위암.대장암 등 고형암은 2~3주정도 지연된다고 해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너무 불안해 하지 말고 수술날짜를 기다려 줄 것" 을 당부한다.

대표적인 만성병인 관절염 환자는 그간 복용해 오던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양대의대 류머티스병원 배상철 교수는 "많은 용량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 등을 복용하는 중증 류머티스 환자를 제외하고는 일단 동네의원을 이용할 것" 을 권한다. 물론 물리치료 등도 꾸준히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유독 환자가 많은 만성 간질환도 주의가 필요한 질환.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복수.혼수.출혈 등 응급상황이 아닌한 대학병원 진료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라며 "불안하다는 이유로 민간요법이나 비전문가가 권하는 약을 절대 복용하지 말 것" 을 강조한다.

요즘 대학병원 진료를 못받는 불안감 때문에 성분 미상의 약을 복용하다 상태가 악화돼 병원 응급실로 실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신장병도 병의 경중에 따라 병원을 선택해야 본인이 편하다.

서울대의대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는 "혈액투석이 필요한 만성신부전 환자, 신장이식을 한 환자, 전신증상이 있는 루푸스 환자 등은 대학병원 치료가 필요하므로 응급실 등을 통해 진료를 한다" 고 설명한다.

그 외 일반적인 신장염은 동네 병의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 심장병은 만성병 중 가장 심각한 질환 중 하나다.

현재 심장수술은 거의 시행되지 않기 때문에 각 대학병원 심장 중환자실은 새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환자 개인이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평상시 복용하던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함은 물론 응급약도 항시 지니고 다닐 것.

연세대의대 심장내과 장양수 교수는 "평상시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공급을 잘 해주고 운동하더라도 옆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약한 강도로 해야 한다" 고 조언한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은 당분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도 동네병원 의사 관리하에 인슐린.혈당강하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공급을 충분히 해야 한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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