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암발병 1위 유방암 '서구식 생활습관'이 주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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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 바로 유방암이다. 유방암은 2001년 여성암 1위를 차지한 후 이듬해엔 10만명 중 32명이 걸릴 정도로 급속히 늘고 있다. 전체 여성암 중 16.8%나 차지한다.

유방암이 급증하는 이유는 이른바 서구화 때문이다. 사춘기 무렵부터 육류 섭취.저출산 .우유 먹이기 등 서구식 생활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젊은 여성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유방암의 달인 10월을 맞아 한국유방암학회 양정현 (삼성서울병원 일반외과 교수) 회장으로부터 유방암 극복법을 알아본다.

◆ 조기 진단.조기 치료가 암 정복의 지름길=유방암은 일찍 발견해 제대로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다. 실제 5년 생존율만 해도 1기에 치료하면 95%지만 3기 땐 50%로 준다. 조기 발견이 암 정복의 관건인 셈. 문제는 암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조기 발견을 위해선 혹이 만져지기 전단계부터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가장 흔한 진단법은 유방 X선 검사(맘모그래피)다. 통상 35세가 넘으면 40세 이전까지 한 번, 40세부터는 매년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단 유방암 발생위험이 클 땐 30세부터 해마다 검사를 받도록 하자.

서양인보다 작고 치밀한 유방 조직을 가진 한국 여성은 초음파 검사도 병행하는 게 좋다. 검사상 혹이 의심될 땐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여성이라면 평상시 유방에 멍울이 없는지 자주 만져봐야 한다. 가임기 여성은 생리가 끝난 지 1주일쯤 지났을 무렵이 좋다. 일단 암이 의심되는 멍울이 만져질 땐 암세포가 생긴 지 5년은 지났다고 생각해야 한다. 즉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 평상시 관리가 중요=유방암은 서구식 생활습관이 초래한 병이다. 유방암 발생의 주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의 원료 물질이 되는 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 또 빠른 초경.고령 출산.수유 기피처럼 에스트로겐 호르몬에 대한 노출이 길어날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전통적인 생활습관을 되찾으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표 참조>

우선 식탁에서 동물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멀리하고 신선한 야채.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자. 자가용 등 편의 시설이 없어 하루 종일 걸었던 할머니 세대처럼 매일 30분씩 속보.수영.자전거 타기.춤.요가 등의 신체활동을 할 필요도 있다. 비만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첫 아이는 가능한 20대에 출산하고 엄마 젖을 먹이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유방암은 치료도 잘 되지만 재발도 잦아 10년 이상 관리가 필요하다. 일단 유방암 치료를 받은 환자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선 평상시 유방암 예방 생활수칙을 생활화 하도록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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