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도서대여점 만화책만 즐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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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동화를 골라주기 위해 아이 손을 잡고 즐거운 마음으로 도서대여점을 찾았다.

하지만 대여점에 들어서는 순간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실내가 '도서대여점' 이 아니라 '만화대여점' 을 방불케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위한 책은 만화가 1백%였고 동화책은 아예 비치해두지도 않았다.

성인을 위한 책들도 만화가 99%였고 소설.수필집 등은 1백권 남짓 했을 뿐이다. 그것도 대부분 케케묵은 것들이었다.

아무리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만화책만 읽으라는 뜻인가 해서 은근히 화가 났다.

물론 만화책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만화책과 일반 도서의 비율이 절반 정도씩은 균형을 이뤄야 '도서대여점' 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나라 국민의 독서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도서대여점이 아이들로 하여금 양서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돼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경연.대전시 서구 복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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