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 피서객 1천만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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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이 피서객 1천만 시대를 맞았다.

강원도 해양수산출장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95개 해수욕장이 개장한이후 86개 해수욕장이 폐장된 지난 24일 현재까지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수는 1천77만여명으로 사상최대 인파를 기록했다. 지난해(5백55만여명)의 곱절이다.

해양수산출장소가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인당 8만3천원씩을 피서비용으로 사용해 올여름 8천9백억여원의 자금이 지역에 풀린 것으로 조사돼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극심한 숙박난.바가지요금.쓰레기 더미 등의 문제점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피서객들의 외면으로 더이상 이같은 호황을 맞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됐다.

또 야영장과 화장실.급수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도 태부족, 피서객 1천만명 시대에 걸맞는 규모로 확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문제점=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 일대의 숙박시설은 콘도미니엄.호텔.여관.민박 등을 합쳐 하루에 16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하루 4만9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영장(총 84곳 37만㎡)를 합쳐도 피서객 하루 수용능력이 21만명선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피서 절정기인 7월하순부터 8월초까지 일부 숙박업소의 경우 지자체의 권장요금보다 2~3배 이상 높은 가격을 받아 피서객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주차장도 영구 및 간이시설을 합쳐 1백14곳에 38만9천㎡로 하루 수용능력이 3만1천5백여대에 그치고 있다.

이때문에 12만여대의 차량이 몰린 지난 5일의 경우 도로변은 물론 소나무숲 안에까지 온통 차량으로 뒤덮혔다.

이밖에 샤워장(68곳).화장실(3백18곳)을 비롯, 식수대.탈의실 등도 5백만~6백만명의 피서객을 수용하는데도 버거운 실정이어서 대대적인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대책〓강원도 해양수산출장소는 숙박난 해소를 위해 내년부터 농.어촌 민박가구 지정을 확대하는 한편, 민간차원의 무료 민박제공 운동을 적극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또 취사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는 조건으로 백사장에서의 야영을 허용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중이다.

백사장과 송림안에서의 쓰레기 무단 투기행위에 대해서도 내년부터는 집중 단속해 나갈 계획이다. 해수욕장 주변 국.공유지를 최대한 확보해 주차장과 야영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그러나 강원도 해양수산출장소 관계자는 "여름 한철만 집중적으로 몰리는 국내 관광 여건상 모든 관광객을 수용할 수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며 고민했다.

민자 유치와 환경보호 문제.예산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6개 시.군은 올해 해수욕장 기반시설 및 편의.이용시설 확충을 위해 총 41억여원을 투자했으나 이중 국비 지원액은 8억원에 불과했다.

이때문에 몇년전부터 해수욕장 무료 입장제를 실시해 온 시범해수욕장의 입장료 징수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시.군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 돈으로 피서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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