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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고쳐 쓰는 '리모델링' 관심 커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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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집 단장 계절이 돌아왔다. 아파트 재건축 관련 규제가 심해지자 집을 고쳐 쓰는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정부도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고 기존 주택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리모델링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요즘 유행하는 기법.유의점.성공사례 등을 묶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낸 '주택 개.보수의 필요성과 시장규모' 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올해 8조2천억원에서 2010년엔 17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도 전문업체 영역인 주택 개.보수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으며 정부는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부터 국민주택기금에서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5월부터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을 근린생활시설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반대로 연면적 2백평 이하 건물을 고쳐 월세.전세로 놓는 것도 가능해졌다.

◇ 아파트〓요즘 리모델링의 특징은 전문업체들이 인터넷으로 상담.견적.자재정보 등을 제공하고 싼 값에 시공한다는 것. 그렇더라도 자재나 시공방법 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아파트 내부 마감재와 가구 정도만 교체한다면 평당 60만~80만원에 새집으로 꾸밀 수 있다.

여기에 배관 등 설비까지 손대면 1백만원이 넘는다. 골조만 남기고 완전히 뜯어고치면 평당 1백50만~2백만원에 이른다는 게 업체들의 분석. 32평형 아파트를 내부마감재로 새 단장한다면 총 비용은 1천만~2천만원이면 가능하고 가구도 소비자 가격의 70% 선에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약수동 張모(40)씨는 지난달 46평형 아파트를 완전히 뜯어고쳤다. ㈜건영이 리모델링한 이 아파트는 앞뒤에 발코니 면적이 큰 대신 방이 작은 것이 단점이었다.

張씨는 방을 한 개 줄이는 대신 발코니를 터서 나머지 방 3개의 크기를 확장했다. 도배에서부터 창문.전기.설비공사에까지 손댔다. 창호공사가 6백만원으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갔다.

총 4천1백만원(부가세 포함)이 투입돼 평당 90만원이 먹힌 셈이다.

서울부동산 정용현 사장은 "2천만원을 들여 리모델링 한 집이라면 같은 평형의 다른 아파트보다 1천5백만원 정도 더 높게 시세가 형성된다" 고 말했다.

◇ 단독주택〓오피스텔에 입주해 있던 ㈜금양교역은 1996년 서울 논현동의 대지 1백85평, 건평 98평짜리 단독주택을 평당 6백만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는 사무실로 쓰기 위해 리모델링을 통해 증.개축했다. 1, 2층 발코니를 실내면적으로 바꿔 20평을 늘리고 골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설비와 구조를 보강하기 위해 철골 빔을 곳곳에 설치했다.

화산석으로 벽을 바르고 조경.외부공사 등을 곁들였다. 공사비는 평당 1백35만원씩 모두 1억3천2백70만원이 들었다.

2개월 만에 단독주택이 완전히 사무실로 바뀌었다. 또 넓은 마당을 살려 조경.주차공간을 확보했다.

都모(35)씨도 서울 성북동 23평짜리 낡은 단독주택을 최근 리모델링했다. 방과 마루를 합쳐 거실공간을 넓혔고 연탄보일러를 가스보일러로 교체했으며 붙박이장.신발장.부엌가구.창문을 모두 바꿨다. 화장실도 거실 쪽으로 옮기고 차고를 새로 만드는데 평당 1백20만원이 들었다.

◇ 기타 형태〓전세와 사무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가주택도 틈새 리모델링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주변에 원룸수요가 많고 임대료 시세가 평당 3백50만원 이상이라면 원룸으로 바꾸는 게 좋다. 용도를 바꿀 때는 가구당 0.7대의 주차면적을 확보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자재선택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대개 평당 1백만~2백만원이면 가능하다. 새롭게 상권을 형성하는 곳이라면 사무실.점포로 리모델링하는 게 좋다. 이 경우 내부보다는 외부공사에 포인트를 둬야 한다.

대신 비용이 평당 70만~80만원이면 가능하다는 게 장점. 연립주택은 기능성 강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내부공사만 하면 평당 70만~1백10만원으로 시스템 부엌가구를 설치하고 붙박이장을 마련하거나 방범시설을 보강하는 것도 가능하다.

15년 이상 된 주택은 단열이 잘 되지 않거나 설비가 낡아 주민 공동으로 보강.교체하면 공사비 절감이나 민원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농가주택 리모델링도 전원주택 구입 희망자들로부터 관심을 끈다. 농가주택은 외부 단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벽체보강 공사와 함께 단열재를 보강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황성근 기자

*도움말〓부창렬(미래홈넷 대표.02-3442-3440).차정희(펜스터 대표.02-335-1771).서용식(리노플러스닷컴 대표.02-578-3777)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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