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체내 환경호르몬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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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 성인 여성들의 혈액에 환경호르몬인 폴리클로리네이티드 비페닐(PCB)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정문호(鄭文鎬)교수팀이 지난해 가을 서울시내 모 대학병원을 찾은 1백12명의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혈중 PCB농도를 분석한 결과 혈액 ℓ당 평균 3.61㎍(마이크로그램.1백만분의 1g)이 검출됐다.

이는 1985년 조사.보고된 3.04㎍보다 20% 정도 증가한 것이다. 조사 결과 출산.유산의 횟수가 많거나 수유(授乳)기간이 길어질수록 체내의 PCB 농도는 감소했다.

鄭교수는 "PCB는 인체 내 지방에 흡수됐다가 출산.수유 등으로 신생아에게 전달된다" 며 "검출된 수치가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오염경로 등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鄭교수팀은 최근 한국환경위생학회지에 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PCB에 노출될 경우 식욕부진.복통.관절통 등과 함께 월경 이상.성욕 감퇴.신경 내분비 장해 등을 일으킨다.

1960년대 말 일본에서는 '가네미' 라는 회사가 생산한 쌀겨 기름이 PCB에 오염돼 '가네미 유증(油症)' 이 발생하기도 했다.

◇ PCB란=변압기 절연체.절삭유 등에 사용된다. 1백종 정도가 배출되고 있다. PCB는 어패류 등을 먹을 때 인체에 흡수되며 83년 이후 제조.수입이 금지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차세대에 영향을 주지않는 잠정 인체 섭취허용량을 체중 ㎏당 하루 5㎍으로 정해놓고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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